[세계일보 2008-03-21 20:20:03]
북한의 ‘춘궁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990년대 수백만명의 아사자가 속출했던 ‘고난의 행군’보다 더 심각하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북지원단체 ‘좋은 벗들’은 21일 소식지를 통해 “황해남도 대부분 농촌 지역에서 지난해 11월 농장원 1인당 쌀 40㎏을 분배한 이후 현재까지 식량이 배급되지 않아 죽으로 끼니를 잇는 농장원 집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황해남도는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이 단체는 다른 지역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북한이 겪고 있는 식량난은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유엔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8월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을 휩쓴 홍수로 식량 생산이 25% 줄고 겨울 가뭄으로 보리와 밀 수확량이 감소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인도적 지원과 관련, “식량지원에 대한 북측의 요청이 없어 아직은 접촉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남북은 정권 교체 이후 공식적인 접촉이 끊긴 상태다. 쌀 지원을 논의하는 테이블도 불분명해졌다. 이전까지 쌀·비료 지원을 논의하던 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지난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됐다. 하지만 상반기 중 열기로 합의했던 제2차 회의는 날짜조차 논의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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