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 시장이 은근한 딴나라당 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어제 그가
했던 별볼일 없는 말 하나가 은근히 부아돋게 하여 그 말의 앞뒤를 살펴봅니다..
그 말같지도 않은 호언장담인즉, 서울과 부산 오가는 운하를 뚫어 내수운하를
살려보겠다는 이야기지요.
지금의 청계천 뚫는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우리의 서울
시장님... 사실 그건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 양반 머리에서 처음 나온게 아니었습니다.
98년 이후 거듭되던 홍수로 인해 중랑천 물이 불면서 과거 날림공사로 청계천을
아스팔트로 살짝 덮은 그 아래로 계속 물이 들어오는 물길이 났던것이 지금 청계천
공사 구상의 시작이었지요. 과연 물이 빠지고 난 다음에는 중랑천의 물고기들이
미처 물을 따라가지 못해 여기저기 죽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건설분야 전문가들이 그 필요성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이걸 재빠르게 포착한 명박
아자씨는 2002년 시장 당선된 뒤 이걸 억지로라도 뚫으라고 그렇게 성화를 부려
결국 목적달성 해내고 만 것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 이면에는 청계천 복원의 긍정적 효과를 무시할수는 없겠지요. 버스
운행 개편처럼 긍정적인 효과를 더 봐줘야 하는게 아니냐...그리 말하면 전 물론
할말 없습니다. 그러나...그러나 그 청계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상 복원인지
뭔지 위화감 들게 할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 첫째 요인으로는 광화문 아래쪽
에서 흐르는 지하수를 그냥 끌어오는 것도 아니고 아주 억지로 기계적으로 취수를
해서, 거기다 또 여기저기 취수한 물들을 갖다붙여 낸 물길이 지금 복원한답시고
만든 청계천입니다. 가만히 길만 내주면 다소 물의 양은 적더라도 어거지같은 하천
의 모습은 창출되지 않을것이겠지요. 허나 지금의 모습은...물이 지금처럼 어느정도
뒷받침 된다면 그게 문제가 안되겠지만.. 어느때엔가는 비가 덜와서 가물기라도
한다면 그때도 취수는 어거지로 그렇게 계속 할 계획인지.. 그게 진정한 복원인지
되묻고 싶을때가 많습니다. 2002년 태풍 루사와 03년 태풍 매미의 피해가 심할적에
사람들이 흔히 '산신령이 노했다' '물길이 노했다' 하여 당시 억지로 만든 구불구불한
물길 위로 직선의 물길이 났던것을 표현했었지요. 그건 땅위여서 볼수나 있었지만
이 어거지로 여기저기 끌어다 꿰어맞춘 모습이 우리가 딛고있는 땅 아래의 물길을
노하게 하지나 않을까 가끔 걱정됩니다.
자..청계천 모습이 이럴진대... 대선 공약 미리 노려서 한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도대체 무슨 심산으로 경부선도 아니고 경부운하 이야기를 또 자신있게 하셨는지
이유를 좀 알기가 힘드네요. 물론 우리나라 내수운하 잘 운용 못합니다. 취수가
불안정한 터에 여러 댐을 지어논터에 내수운하 운용이 쉬울리가 없지요. 근데 그
잘난 경부 운하를 무슨수로 뚫겠으며, 그 뒤의 운용이 말처럼 과연 쉬울지도 의심
스러울 뿐입니다. 게다가 그 내수운하 운용이 과연 우리에게 그리도 급한 사안인지도
궁금할 따름이구요.
운하파다가 망한 사례가 크게 두개가 있지요. 하나는 다들 잘 아시고 계신 수나라
양제의 이야기.. 황하강과 양자강 사이를 뚫어놓아 지금도 그 운하는 중국 내수운하
에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잘 활용하고 있지만 당시 그걸 뚫었던 시대의
일은 어찌 진행되었을지 곰곰히 생각을 해볼 일이지요. 인력이 모든 원동력의 전부일
때니까 말씀 안드려도 상상은 잘 될 겁니다. 결국 그 공사에 국력을 거의 다 소진하고
만 양제는 이후 고구려에게 대대적으로 참패를 당하고 결국 수나라는 2대에 걸쳐
끝나고 말지요.
또하나는 바로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의 이야기였지요.. 아메리카
대륙 제일 가운데..아주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있는 조그만 대륙의 이음새 파나마에
운하를 뚫으면 뱃길 몇십만 킬로미터가 절약되는만큼 많은 이들은 여기 뱃길나기를
원했습니다. 그리하여 F.M. 레셉스라는 사람이 수에즈 운하를 뚫었던 그 경력을
믿고 프랑스 민간회사를 이끌고 여기 도전해 봤으나.... 해발 2000m가 넘는 고산
지대 사이로 베짱좋게 바닷물 높이와 같은 물길을 내겠다고 '삽질'을 했으니 잘될리
없었지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직원들이 말라리아 등의 풍토병에 걸리고 열대의 더위
를 못이겨 결국 이 공사는 중단되고 훗날 미국이 다시 공사에 착수하여 좀더 보완된
운하를 만들지요. 이른바 단계적 도크식의 개념을 도입하여 중간중간에 갑문을 둔,
높은곳까지도 통행을 잘 할수 있도록 보완한 그런 운하를 만들었지요. 이후 미국은
1999년까지 그 운하를 들락거리는 엄청난 운하통행료를 챙기는 수지를 맛봅니다.
무턱대고 높은산에까지 삽질했던 프랑스 회사가 땅을 칠 이야기겠지요.
꼭 그 비슷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않지만..... 청계천 하나 해결좀 봤다고 기고만장해
있는 명박 아자씨가 '공사판에서 잔뼈가 굵은' 그 베짱 하나로 또 크나큰 일을 저지
르지 않을까..노파심에 걱정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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