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하야] 박근혜대표는 이런분이다.

옛날에 고을마다 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어떤 상인이 우리동네 어른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요즘 세상에 양반상놈 구분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동네마다 돌아다녀 보면 양반마을 사람들이 그래도 뭔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는 것이었다. 똑 같이 글도 모르고 공부도 안했고 농사일만 하고 살지만 그래도 양반고을 사람들은 말투나 행동거지가 점잖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낙네들이 정숙함을 느낄 수 있고 관광버스 타고 어디 관광지에서 소주마시면서 춤추고 하는 그런 행동거지를 보이는 여인네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 시절에도 어디 관광지 같은데서 대낮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술에 취해 춤을 추는 소위 말하는 광광버스 행차가 사회적 눈총을 받곤 했었다. 그때 그분이 무엇을 팔러다니는 분이었는지 지금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어린 나이에도 그 말은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박근혜의 모습을 보면 왕후장상의 씨는 정말 따로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 졸업 후에 이렇다할 사회활동이나 직장생활 경험도 없고 거의 은둔생활로 일관하다 시피했던 박정희의 딸이 현역 국회의원이 백수십명이 되는 거대야당의 대표가 되어 조직을 이끌어 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의 등장은 비겁한 기성정치인들의 선택의 결과였다. 한나라당의 지지는 바닥권이고 총선전망도 지극히 불투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병렬대표의 잔여기간을 채우는 몇개월짜리 자리에 불과했다.

총선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번 대표는 책임을 지고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보다 큰 것을 노리는 잠재적 주자들이 나설려고 하질 않았다. 그래서 나온 사람이 박근혜이다. 대중적 인기는 있지만 당내 기반이 없고 당권을 맡긴다 해도 자신들의 차기 가도에 별로 장애가 되지 않을 그런 사람이 바로 박근혜였다. 한마디로 얼굴마담으로 안성맞춤인 것이다.

박근혜에게 당내의 세력이 있었다면 이런 식으로 쉽게 (?) 대표가 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를 대표자리로 밀어올리는 몇몇 중진들을 보면서 저들의 한계가 여기까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대표를 하겠다고 선듯 나서지 않을 때 그때 나서서 당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주자로 부상하기 어렵다. 또 그런 기회가 아니면 주자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잡기도 어렵다.

아뭏튼 이런 저런 당내의 역학관계가 박근혜를 대표자리까지 올라오게 한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대표가 되어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에 놓인 박근혜의 모습은 총선용 얼굴마담 정도의 모습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내일을 책임지고 꾸려나갈 수 있는 명실상부한 차기 주자로서 전혀 손색없는 모습이 연일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볼 수있는 것은 박근혜가 가지고 있는 대중적 인기와 관심이다. 정치인들에게 이것 보다 더 큰 무기는 없다. 그런데 박근혜는 지금 현역정치인 그 누구도 흉내내기 힘들 정도의 대중적인 관심을 모우고 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관심과 환호 사인공세가 이어진다. 심지어는 광주지역에서도 그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었다. 한나라당에 표를 주지는 않겠지만 박근혜에 대한 인간적인 호감은 호남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또 그에게서 볼 수 있는 건 신중함과 언행일치의 모습이다. 그에게선 조국의 장래를 진정으로 염려하는 진실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노무현이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그건 순전히 그 순간에 말만 그렇게 한다. 실제로는 무엇이 서민을 위한 정치인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그런데 박근혜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하면 그의 말 속에는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려는 진실된 마음이 그를 지배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여성이지만 남자정치인 그 누구보다도 입이 무겁다. 아무 생각없이 한마디식 그냥 뱉어내는 다른 정치인들의 가벼운 모습이 그에게선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에게서 또 볼 수 있는 건 현실을 정확하게 보는 눈이 있고 정치적인 감각 역시 대단하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에게서 인문사회과학분야 출신인 대부분의 기성정치인들에게 볼 수 있는 화려한 언변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기가 보고 있는 현실을 꾸미지 않고 정확하게 말한다. 정동영과 박근혜의 방송기자클럽 토론회를 비교해 보면 두 정치인의 모습이 분명하게 비교된다.

정동영의 모습은 과장과 억지 궤변과 강변, 상대에 대한 비난, 그리고 자신의 진실한 모습 보다는 언어적 수사에 익숙한 정치인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게 또 대부분 기성정치인의 모습이다.

박근혜에게서는 언어적 수사가 없다.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보고 있는 그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를테면 한나라당이 위기이고 또 국가적으로도 위기상황이다는 그의 지적은 최병렬의 모습에게서는 볼 수가 없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아무리 바닥권까지 떨어져도 최병렬은 그것이 위기라는 걸 감지하지 못했다. 그냥 과거의 타성대로 아무리 그래도 한나라당의 지지가 다시 올라오지 않겠느냐는 식의 인식이 전부였다.

한나라당의 문제, 경제문제, 남북문제 등등 그때 제기된 문제들이 그렇게 깊이있는 토론은 아니었고, 또 그 한번만으로 모든 걸 다 판단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박근혜가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과장이 없고 억지가 없고 자기욕심 때문에 현실을 왜곡하는 그런 모습이 그에게는 없다. 그러니까 현실을 정확하게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박근혜가 보여주는 정치적 감각이다. 대중정치인으로서 대중의 정서를 거슬리지 않으면서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포기하지도 않는 다른 정치인에게서는 보기드문 세련된 정치적 감각이 그에게서 확인된 것이다.

이를테면 탄핵역풍이 정가를 강타했을 때 김문수는 탁핵철회를 주장했고 홍사덕은 탄핵의 정당성 강하게 주장하는 양론이 있었다.

박근혜는 탄핵의 정당성을 강변하지도 않았고 또 철회를 주장하지도 않았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지극히 원론적이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는 원칙에 충실하였다.

김문수나 홍사덕이 대표가 되었으면 탄핵은 지금 총선정국의 최고 쟁점이 되어 있을 것이고 한나라당은 그만큼 더 휘청거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박근혜는 조용히 아주 원칙적인 방안만 제시하고 거대여당 견제론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지금 탄핵은 더이상 크게 쟁점화가 되지 않고 있고 견재론은 시간이 갈 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박근혜는 또 스케일이 크고 그 큰 스케일에 맞는 인격적 성숙과 품위가 있다.

김영삼이나 김대중은 스케일은 있었지만 품위가 없었고 인격적인 성숙은 더더구나 없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짓밟는 권모술수만에만 능숙했다. 노무현이나 정동영이는 스케일도 없다. 그냥 저차원적인 술수만 있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읽는 신문에서 자기를 정면으로 비판했던 전여옥은 지금 박근혜 밑에서 대변인을 잘 하고 있다. 둘이 어떤 식으로던지 불편한 모습을 보인 흔적이 없다. 그를 두고 독재자의 딸이니 친일파의 딸이니 하는 비난이 열린우리당에서 나왔지만 그는 어떤 식으로든지 여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동영, 신기남, 김근태, 이부영 등등이 틈만나면 그를 공격했지만 박근혜의 입에서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공격한 말이 나온 적이 없다. 그리고 더이상 그를 향한 원색적인 공격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근혜에게서는 품위라는 게 느껴진다. 이런 것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학벌이 아무리 좋다해도 억지로 갖추려고 한다고 갖추어지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품위라는 것이 대중들이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이회창식도 아니다. 누구든지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그에게는 있다. 그러면서도 누구도 갖추기 힘든 품위가 그에게는 또 있다.

한국정치는 크게 보아 이회창식의 권위적인 모습과 노무현식의 서민적인 모습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이회창은 권위는 있지만 서민들과는 거리가 있었고 노무현은 서민과의 거리감은 없지만 또 그게 전부였다. 지금 나라가 혼란스러운 것은 노무현 정동영 유시민 등등 하나같이 대중영합적인 정치인들이 득세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근혜에게는 서민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풍모가 있고 그렇지만 또 아무도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분위기도 있다. 서민적인 것 같으면서도 품위가 있고 내면적인 깊이와 절제가 느껴진다.

박근혜에게서 또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그에게서 풍겨나오는 여성스러움이다. 여성스러움이라는 것이 강금실류의 짙은 메이컵과 화려한 의상 스타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추미애류의 예쁘장한 얼굴 스타일도 아니다.

박근혜는 어머니 같은 편안함도 보이고 전형적인 현모양처 모습도 보이고 옛날 첫사랑의 연인을 회상하게 하는 그런 모습도 보인다. 또 젊은이라면 누구나 그려볼 수 있는 연인의 모습도 보인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이 시대의 만인의 연인 모습이다. 한없이 부드러움을 느끼지만 내면적인 강인함이 느껴지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모습이 그에게서 느껴진다.

이는 분명 노무현 정동영 추매애 강금실 또 지금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있는 전여옥 등등 이 시대 많은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박근혜는 분명 한 시대의 지도자로서 부족하지 않는 인격적 성숙과 품위, 진실한 마음과 국가관, 몸에 밴 겸손과 자기 절제, 신중함과 대중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등등을 갖추고 있다.

물론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아직 많다. 아직까지 조직장악력, 추진력, 지도력 등등을 시험해 볼 기회가 그에게는 아직 없었다.

지금은 총선정국이고 또 한나라당이 위기의 늪에 빠져있으니까 제정파가 모두 목소리를 죽이고 있다. 그러나 총선이 지나가고 결과가 나쁘다던지 또 차기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진다면 여기저기서 그를 흔들려는 움직임이 많이 나올 것이다. 또 총선이 지나가고 야당대표로서 그가 어느정도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을가 하는 것도 아직은 미지수이다. 당내에서 그를 받쳐주는 세력이 없다는 것도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지금 분명한 것은 지금 국민들은 신문을 보면 지면을 장식하는 그의 맑은 웃음을 보면서 희망이란 걸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박정희 이후에 지금까지 누구에게서도 기대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와 함께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대중들의 가슴속에 꿈틀 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지금의 노무현까지 갈수록 수렁으로만 빠져들던 대한민국을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을 지금까지 사람들은 갈구해왔다.

부족한 대로 이회창에게서 그걸 구하려고 했다가 좌절을 겪었고 노무현이나 정동영 추미애 등등은 아무리 보아도 그들과 함께하는 한국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걸 지금 사람들은 박근혜에게서 구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희는 지난 반만년 한반도를 숙명처럼 덮고 있던 가난의 굴레를 벗겨내렸고 지금과 같은 번영의 기틀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박정희시대가 가고 한국은 지금 선진국의 문턱에서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에 갖혀버렸고 점점 더 깊이 빠져들어갔다.

박근혜의 성공은 이런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세계화 시대에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그런 모습으로 나타날 지 모른다는 그런 상상을 요즘 대중 속에서 맑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하곤 한다.

그의 성공을 기원한다. 110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