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학 마음 열 때 입시해법 나온다
대학 논술고사에 대한 심의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김진표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대국민 담화를 계기로 서울대와 교육부의 갈등이 봉합되는 듯 하다. 3불(不) 정책을 고수하는 교육부의 입장과 지난 8일 서울대 교수협의회 성명,1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 입장,11일 서울대 평의원회 기자회견을 비교해보면 공통적인 의견을 한가지 발견할 수 있다. 모두가 대학 본고사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 단계에서 해법은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교육부와 서울대의 갈등은 우리나라 대학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과 감정대립 등 불필요한 부분이 혼재돼 있다. 대학이 자율권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정부가 공교육을 튼튼히 하려는 노력은 모두 바람직한 것이다. 그로부터 비롯되는 정부와 대학의 이견은 어느 한쪽만이 옳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공교육이 중심이 되는 교육체제 아래서 대학의 자율을 꾸준히 확장시켜나가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열린 논의가 계속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짓누르려 하거나 대학이 편법으로 대응하려 한다면 문제를 풀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이 아직 유형조차 나와있지 않은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방침을 '초동진압'하려 한 것이나,서울대가 내신반영 비율을 낮추면서 본고사형 논술과 면접에 60%의 비율을 준다고 하는 것은 모두 문제가 있다.
정부는 8월말까지 논술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서울대는 이를 토대로 10월말까지 논술 유형을 제시하겠다고 했으니 우선 이를 지켜봐야 할 때다. 그러나 논술작성의 '왕도'와 똑 떨어지는 채점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객관성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창의력이나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맞춤'을 요구하는 것일 뿐이다. 2008년이 되더라도 이 문제의 정확한 해법은 나오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논술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대입시에는 허점이 많다. 이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와 대학은 더 열린 자세로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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