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의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더럽게 까다롭고 지나치게 형식적이었다.
포로수용소의 포로 면회처럼.
2000년 이후에 시작된 초기의 장소는 양측 수도의 호텔이었다.
2단계로,
남한의 풍요로운 실태를 북한 인민이 보게 되는 데 대한 불안감에서 장소를 금강산으로 옮겨 단일화하고,
북한동포가 남한 구경이나 냄새를 못 맡도록 봉쇄형 면회만 지속했다.
장소 제한을 시도한 것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3단계로,
제한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디지털 화상(畵像) 상봉으로 바뀌어 공간제한이 더욱 엄격해졌다. 바람직한 발전적 방향과는 반대 방향으로 변질한 것이다.
남한 정치꾼들이 자랑하는 대로 남북한의 화해와 교류가 진실로 진전되었다면, 당연히 혈육이 서로 상대 쪽의 가정을 방문하여 적어도 하루 밤 이상 잠을 잘 수 있는 정도로까지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대만과 중국 사이의 자유왕래와 장기체류 수준은 북한의 붕괴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리라고 보아 허용할 수 없다고 너그럽게 봐 준다고 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어제 있었던 남북한 이산가족 40쌍의 상봉은 초기처럼 평양 어느 호텔이나 서울 어느 호텔에서 시도된 "어항 가까이에서 구경하는" 수준도 못 되었다. 즉 얼싸안고 손을 만져볼 수 있는 최소한의 접촉마저 원천봉쇄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신문)들은 뻔뻔스럽게도
이번 화상 상봉을 마치 상봉사업의 "역사적인 발전적 단계"인 양 과장표현을 하고 있다.
후진국형 언론 플레이이다.
역겨운 아첨체질(근성)이 우리 언론인들 사이에서 전염병처럼 번지는 것 같다. 이런 저질 언론이 지구상에 몇 나라에나 있을까?
이 아이디어를 낸 놈은
"멀리서 화면만을 바라보면서 절을 하고 아우성 치며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 또는 혈육들끼리 손도 못 잡아보는 안타까움에서 "몸부림치고 오열, 신음하는 소리"를 즐길 작정이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혹시?
잔인하다.
너무
지독하게
잔인하다.
이런 "개수작"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발전적인 남북화해인가?
이런 경우에 대한 적절한 말은 "개수작"이외에 따로 없는 것 같아 할 수 없이 "개수작"이라고 거듭 거듭 규탄하고 싶다.
북한은
이 정도로 북한인민이 남한 국민을 만나는 것이 두려운가?
그렇다면 나라 행세를 그만 집어치우라.
통일을 외치지 말라!
모순 아닌가!
잔인하다.
더럽게 잔인하다.
어느 똥개보다 못한 쌍 것이
이런 더럽게 잔인한 방법을 아이디어랍시고 내 놓았을까?
이 공로로 혹시 표창장을 타는 것은 아닐까?
훈장을 탈지도 모르겠구나.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한 12만 4천여명 중 한 명이면서
언제 기회가 주어질지 막연하여 오로지 매일 적십자로부터의 해당자 선발 통보를 기다리고 있는 나 같은 바보들보다는 이번 화상 상봉자들 40쌍은 행운아로 보인다.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북한의 이모를 만난 문재인씨처럼 든든한 빽이 있는 쌍이든,
빽이 없는 쌍이든,
이번의 40쌍들도
전의 상봉자 쌍들처럼
하늘의 별을 딴 행운아들이라고 본다.
빽이 없는 나는 그저 부럽기만 하다.
한 500년 살면 기회가 주어지려나?
김정일과 김대중의 '615나팔' 소리가
들리기 1년 전인
1999년에
서대문구 구기동에 있는 [이북5도청]을 찾아가
이산가족상봉 신청을 했으니
벌써 6년 전인데…… //050816불10시28분25초/나두(拏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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