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7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가진 회담에서 “서울대 다닌다는 것 자체가 기회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강남지역의 학생이 서울대의 60%를 차지하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2005년 이 학교 전체 신입생 중 江南강남이라고 통칭되는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소재 고등학교 출신은 12.2%라고 밝혔다.
이런 착각이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잘못된 정보를 보고한 때문인지, 아니면 대통령 자신의 잘못된 기억 때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대통령, 또 대통령과 함께 이 정권을 만들고 끌고 온 사람들의 머릿속엔 정권 출범 이후 줄곧 강남 살아야 서울대 가고, 서울대 나와야 강남 산다는 잘못된 等式등식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머릿속에 담긴 이 잘못된 等式등식은 그들에게 잘살아야 좋은 학교 가고, 좋은 학교 나와야 잘사는 이 나라 ‘階級계급 상속제도의 모순’을 타파해야겠다는 사명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지난 2년 반 동안 열성적으로 이 계급 전쟁을 수행해 왔고, 그 아래 깔린 반대 계급에 대한 증오 심리는 이 정권의 핵심 지지 기반이 돼 왔다. 국정홍보처장이 서울대의 논술시험 방침에 대해 “논술시험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결국 부동산 투기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과 같은 계층이며, 서울대의 행태는 강남 일부 특권층에 기대어 뭘 해보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말 속에서도 강남과 서울대를 계급의 敵적으로 한데 묶으려는 이 정권의 사고방식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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