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과 연대 가능..참여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19일 이른바 'BBK 의혹'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법이 살아있다면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경준 전 BBK 대표가 주도한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그렇게 할 생각도 없었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주가조작 사건 피해자에 대해 도의적인 차원에서 사과를 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저와 무관하게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도의적 책임보다 법적으로 해결해 보상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상 문이 열려있다"면서 "이회창 후보가 그만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명박 후보와의 일문일답.
-김경준 씨와 이 후보 사이의 이면계약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무엇을 두고 말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면계약서가 있어서 확실히 문제가 있다면 (김 씨가) 지난 3년반 동안 귀국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면계약서가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다른 것을 갖고 말하는 것인지… 그런 것은 없다. 선거를 한달 앞두고 귀국하는 사람의 말을 어느 정도 믿어야 할지… 그 말에 의존하고 있는 후보들은 딱하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어머니에게 한점 부끄러움이 없나?
"어머니까지 나올 필요가 없다고 본다. 주가조작하는 정도의 수준이면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린다. 조작할 전문지식도 없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많은 정치인들이 그 문제를 갖고 (공격)하지만 조작했는지 안했는지는 대한민국 법이 살아있다면 가릴 것이다. 정치인들이 2002년 김대업 수법에 익숙해져서 그 향수에 젖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후보들은 조용히 국민을 위해 정책을 내놓고 경쟁하고, 이 문제는 법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BBK에 대해 '창업'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당시 김경준이 대한민국 언론에서 뛰어난 금융인으로 소개됐다. 제가 미국에서 돌아와 쉬는 동안 인터넷뱅킹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같이 (사업을) 한 게 사실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불찰이지만 그것(BBK)은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이미 창립됐다. 당시 인터뷰는 홍보적 측면에서 한 것이다. 같은 날짜의 모 일간지와 인터뷰했을 때는 김경준 씨가 BBK를 이미 창립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혼선이 있었지만 시기적으로 그 회사를 제가 직접 가질 수도 없었고 (김 씨가) 외국에 가기 전에 자신의 회사라는 것을 자필로 써서 시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다스를 통해 BBK에 유입됐다는 의혹이 있는데…?
"(그런 의혹은) 상식 이하다. (경선 당시) 검찰의 도곡동 땅 (수사결과) 발표 내용은 검찰답지 않은 것이었다. 검찰 내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상당부분 있다. 정치권에서 말을 만들어 국민을 호도해 제가 마치 관련 있는 것 같이 만들고 있는데 계획적인 음모의 일환이다. 검찰조사에서 아니라고 나왔다."
-특정종교를 갖고 있는데 거기에 걸고 BBK의 소유주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나?
"신앙인 이전에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특정종교의 이름을 대서 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이미 법적으로 결과가 나온 것을 갖고 객관적으로 답변하는 게 가장 국민의 이해가 빠를 것이다."
--검찰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인정할 수 있나?
"저는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문제는 정치권에서 혼란을 일으켰다. (범여권이) 국정감사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음해성 발언을 하고 있다. 더욱이 국회 내 면책권을 핑계로 끊임없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거짓말도 세 번 하면 사실같이 들린다는데 그런 것 같다. 검찰이 BBK사건을 조사하면서 저를 부를 이유가 없을 것이다. 검찰이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김대업 사건으로 명예가 실추되고 국민에게 실망을 줬고, 결국 한나라당은 정권을 뺏겼다. 대한민국 법의 양심과 검찰의 양심을 믿고자 한다. 부디 대한민국에 법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김경준 씨를 만난 시점과 배경은…?
"(김 씨) 본인이 찾아왔다. 국내 언론에서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을 때 마침 제 사무실에 찾아와서 소위 'e뱅킹'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당시로서는 낯선 것이었지만 흥미를 가진 것이 사실이다. 이후 (김 씨의) 부모님이 절 방문해서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다. 본인 능력도 봤지만 부모님이 일찍 이민가서 훌륭히 키웠다는 이야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미국에 있는 동안 접촉한 사실은…?
"전혀 아는 바 없었다. (제가) 귀국해서 2000년 초에 만났을 것이다."
-(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의 조언이 있었나?
"에리카 김은 여러 방송에서 인터뷰도 여러 번 했을 것이다. 여러 경로로 많은 분들과 같이 만났고 자기 동생 이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김 씨에게) 속은 것인데 대통령이 돼서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저라고 실수를 하지 않았겠나. 제가 성공한 사람이라고들 말하지만 나름 부족한 부분도 있고 사소한 실수를 한 일도 있다. 제가 이 젊은 사람과 회사를 만들려고 하다가 BBK가 문제되는 것을 보고 e뱅킹 회사를 창립하려다가 중단했기 때문에 사업을 한 것도 아니다. 창립단계에서 문제가 된 것을 보고 일찍 (동업관계를) 파기했고 그 이후에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저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도의적으로 사과할 용의는…?
"저와 무관하게 발생한 문제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도의적 책임보다 오히려 법적으로 완벽하게 해결해 보상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피해자들 가운데 지난 5년간 제게 문제제기한 분이 한명도 없다. 어제 방송을 보니 피해자 대표들이 검찰 기자실에서 '이명박과 관계없고 김경준이 책임질 일이니 재산을 몰수해 보상하라'고 요구한 것을 봤다. 냉철히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LKe뱅크 계좌가 관련됐는데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범법한 사람과 관계가 없는데 같이 도의적 책임을 지라고 하면 문제가 될 것이다. 법에 의해 심판받고, 심판이 나오면 그 재산이 다시 피해자에게 돌아가는 게 좋다."
-김경준 씨가 (과거 미국에서 근무하던 회사에서) 퇴사할 때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나?
"나중에 알았다. 김 씨가 금감원,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이 문제에 대해 물었더니 '이것은 내 회사인데 왜 관여하느냐'고 물어서 그 때 결별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
-큰딸과 막내아들이 실제 이 후보의 빌딩관리 업무를 했나?
"실제 근무했느냐 안했느냐 보다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국민께 사과드리고 싶다. 바쁘게 살면서 소홀하게 하지 않았나 후회스럽지만 세금을 덜 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제가 웬만한 사람들보다 세금을 많이 내고 있고 서울시장 재임 4년간 월급을 전액 환경미화원과 소방요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했었다. 제 불찰로 이런 일이 있어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어떤 이유로든 이것은 제 불찰이다."
-자녀들에게 월급을 지급한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의미인가?
"알았든 몰랐든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알아도 제 책임이고 몰라도 제 책임이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어떤 변명도 하고 싶지 않다. 저도 많은 참고가 됐다."
-이 후보 공처가라는데…?
"그 정도에 가까이 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공처가에) 가까이 간다."
-논란이 있었던 핸드백 관련 부부싸움 했나?
"서울 시장을 할 때 우리 집사람이 회갑을 맞았다. 사위 셋이 힘을 모아 좋은 선물을 한다고 했다. 그 후 사위들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뜻은 잘 이해했지만, 오늘 현실을 볼 때 다른 방법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대북관이 애매하다 비판한다. 어떤 입장인가?
"이 전 총재가 내 정책을 인터넷에서 보기만 봤더라도 별 문제가 없었을 텐데…. 막연히 차이가 있다고 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대북관을 여러 번 밝혔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국가정체성이다. 대북관계에 있어 본격적인 경제협력은 핵 해결 이후다. 평화협정도 핵문제가 해결돼야만 될 수 있지, 핵을 머리에 이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집권하면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을 존종하나?
"일괄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원칙적으로 남북 정상이 자주 만나 평화유지를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6자회담과 더불어 남북 정상이 핵포기 논의하는 것 바람직하다고 본다. 걱정스러운 것은 대형 프로젝트가 과연 핵 폐기와 어떤 연관을 갖고 하는지, 재원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것이 나와 있는 분명한 것이 돼야 한다. 대형 재원이 필요한 프로젝트는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 핵 폐기가 안된 상황에서 그대로 진행하면 자칫 북핵이 인정되고, 6자회담이 계속되는 데도 자칫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 대북포용정책 기조는 유지된다고 보면 되나?
"답변이 예민하다. 북한을 개방시키기 위해 따뜻하게 하자는 것이 북한은 개방하지 못하고 핵무장으로 마무리됐다. 햇볕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이냐 보다 중요한 것은 핵 포기다. 북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하게 되면 대한민국 기업들이 북에 투자하게 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들이 경제투자를 하게 되고, 경제적으로 자립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 원칙적 생각을 갖고 있다."
-이회창 후보로 단일화할 용의가 있나?
"(질문자도) 현실적으로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일은 없을테니 답변드리지 않아도…."
-연대가능성은 열려있나?
"그렇다. 이 전 총재가 한두 가지 이유를 갖고 출마했기 때문에, 그 한두 가지 이유가 없어지면 출마의 변이 없어지는 것이다. 항상 문이 열려있고, 이 전 총재가 그만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높은 지식인으로 생각한다."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협상 대상이라고 생각하나?
"NLL은 통일될 때까지 유지되는 것이 맞다. 이를 없애면 평화적 이용에 더 어려움이 온다."
-'법만 제대로 지켜도 1% 성장효과가 있다'는 것은 노사분규에 강하게 대응한다는 뜻인가?
"그렇지 않다. 노사가 화합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내가 서울시장을 해 봐서 안다. 모든 시위가 서울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간접손실만 해도 몇 조다. 경제적으로 계산하면 (그 효과가) 1~1.5% 된다는 이야기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는…?
"현 정부 정책은 사실 실패했다. 부동산은 조세정책 하나로 막을 수 없다. 원천적 종합 대책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자가 원하는 좋은 질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 들어 아파트 공급이 줄었다. 소득 2만 달러 시대와 1만 달러 이전의 주택 정책은 달라져야 한다. 2만 달러 이상되면 좋은 주택에 대한 (욕구에) 걸맞는 공급을 해야 한다. 현 정권에서 여러 전국을 개발했고, 거기 보상비만 금년 1분기(1~3월)에 73조다. 그 돈이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온다. 부동산 정책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
-기업 비자금이 꼭 필요한가?
"지금은 비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는 진일보했다."
-삼성 비자금 특검문제, 한나라당이 적극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사실이라고 한다면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 다소 불편을 주더라도 사회가 진일보하기 위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행여 대선을 앞두고 이것이 정치적 목적으로 흐를까 염려가 많다. 냉정하게 실질적인 조사를 할 수 있도록 방법을 구하는 것이 좋겠다."
-자율형 고등학교 등 교육정책 구상에 재원이 많이 들지 않나?
"생각보다 더 많이 들지 않는다. 현 교육비에서 한 3,4조 정도 든다. 대한민국 공교육 예산이 32조인데 사교육비는 30조다. 이런 교육은 그대로 갈 수 없다. 사교육비를 줄인다고 하는 여러 이유가 있다. 수능과목이 너무 많다. 물리학을 하고 싶으면 수학을 중점, 음악을 하고 싶으면 음악 관련을 중점으로 수능 과목이 반만 줄어도 사교육비는 절감된다. 대학 입시도 자율성을 주게 되면 대학이 자기가 필요한 인재를 뽑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30년전 본고사를 다시 하는 학교는 없을 것이고, 그런 학교는 도태될 것이다."
-비정규직법 개정방안은…?
"같은 장소에서 일하며 처우에 차별이 있는 것에 대한 우선적 개선이 시급하다. 두번째 기업의 고용 유연성이 법에 반영되면 좋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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