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나는 원론적인 입장에서의 양비론을 이야기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기존우파진영과, 필요 없는 감정적 대립을 만드는 이명박 진영의 오만함에 대해 비판을 했다.. 물론 그 비판은 양쪽 진영 모두에게 애정을 가지고 한 충언이었다.. 이번엔 정치공학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야겠다.. 오늘의 등장인물은 이회창 출마를 부추기는 한나라당 내의 기회주의 족속들이다..
일단 나는 오늘의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는 일고의 연민이나 애정도 없음을 밝힌다.. 나는 이들을 빈틈만 보이면 쥐새끼처럼 파고들어 분란을 일으키며 사익을 챙기는 양아치들이라고 생각을 한다.. 솔직히 양아치란 표현도 그들에게는 과분하다.. “닝기리 쭈꾸미 같은 좀만한 씁œ선만”들이라고 부르겠다.. 먼저 이 씁œ선만들의 정치적 셈법을 살펴보자..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이들이 이회창을 부추기고 육갑질일까?
이들의 속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정치구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선은 50여일 남았지만 여전히 현재의 정국은 미지수다.. 그 이유는 여권에 있다.. 아직도 단일후보를 내지 못하고 4명의 후보가 각개약진중인 상황에서 이들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이번 대선의 구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여권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대선은 한나라당과 범 여권의 전통적인 양강구도로 갈 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범 여권이 단일화에 성공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일단 개성이 지나치게 강한 여권의 4후보가 단일화를 이루어 내기에는 50일 남은 시간은 너무도 촉박하다.. 또한 범 여권 후보의 지지율 모두를 합해도 이명박을 따라잡을 수 없는 암울한 상황은 그들로 하여금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이유로 단일화를 못할 가능성도 50%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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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권이 단일화에 실패를 하게 된다면 이번 대선은 싱거워 진다.. 이명박의 승리는 기정사실화 되며, 범 여권은 그 상황에서 “총선용 대선”을 기획하며 지분 따먹기를 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 대선이 끝나게 되면 우리 정치판에 정계개편의 바람이 휘몰아치며 다수의 정당이 생겨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처럼 한나라당이라는 거대정당과 범 여권이 쪼개진 다수의 잔챙이 정당의 구도가 형성이 될 수 있다..
말 그대로 우리 정치권이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드는 셈이다.. 내가 보기엔 한나라당의 기회주의 씁숑구리들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이명박의 승리로 한나라당에 비주류로 전락하느니 난세의 효웅이 되어보자는 심보일 것이다.. 그들 역시 이회창을 후보로 내세워 총선용 대선을 기획하고, 선거가 끝난 후에는 그 여세로 독자정당을 만들어 나름대로 실세 노릇을 하자는 것 아닐까?
그래서 뻔히 될 수 없는 이회창을 꼬득여 대선출마를 부추기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이회창 역시도 마찬가지의 통밥을 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우파의 지지를 얻어 대선에 승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합종연횡의 정계개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선을 통해 깃발을 세워 보자는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영남 자민련”이라도 하나 만들어 당수 노릇 할 수 있다면 말년에 호강 아니겠는가!
이렇게 보면 이들은 우파의 승리나 좌파정권 종식 같은 대의와는 거리가 먼 작자들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아니 어쩌면 오히려 판이 더 흔들려 한나라당이 패배하고 혼란이 가중되기를 바라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정국이 복잡해질수록 그들의 철밥통 챙기기의 가능성은 높아질 테니 말이다..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으며 그렇게 얍삽한 계산을 하고 있으니 내가 그들을 좀만한 씁œ선만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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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각 진영의 반응이다.. 물론 이명박 진영은 이회창의 대선출마를 좋아할 리가 없다.. 그런데 박근혜 진영 역시 이회창의 대선출마를 반대하고 나섰다.. 그리고 정동영도 이회창의 출마에 대해 껄끄러운 입장을 피력했다.. 왜 그들은 그러는 것일까? 갑자기 이명박이 이뻐 보이기라도 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보기에 박근혜와 정동영 진영의 껄끄러운 반응에도 분명 이유가 있다..
일단 박근혜 먼저 살펴보자.. 경선에 패배한 박근혜에게는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기존우파와 영남의 지지세력을 업어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에 남더라도 한 계파의 우두머리가 되고, 한나라당을 떠나 새로운 정당을 만들더라도 그 당의 실권을 움켜지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난데없이 이회창이 끼어들어 그걸 가로채려고 한다.. 환장할 노릇 아니겠는가?
머리 나쁜 광박빠들이야 이명박이 미우니 이회창을 연호하겠지만, 이회창이 대선을 통해 기존우파와 영남세력 규합에 성공한다면, 박근혜는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이다.. 이회창과 박근혜의 사이는 견원지간을 방불케 한다.. 결국 박근혜에게 붙어 있다가 지금 이회창에게 가서 출마를 종용하는 애들은 이미 박근혜를 버린 것이다.. 그러니 어찌 박근혜가 이회창의 대선출마를 반길 수가 있겠는가?
그 다음은 정동영의 입장을 보자.. 정동영은 아직도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 자신이 여권후보들을 단일화 시켜 이명박과 일대일의 맞짱을 뜨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 그런데 우파진영이 분열되며 이회창이 출마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럴 경우 범 여권의 단일화는 그만큼 힘들어지게 된다.. 또한 자칫 과거처럼 우파진영에 빅투의 대결구도가 형성되며 자신은 잔챙이로 전락하는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
정동영이 바라는 것은 결국 이명박과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네거티브를 통해 이명박을 흠집 내어 자신이 자신이 승리를 하겠다는 야무진 계산이다.. 그런 입장에서 볼 때 이회창은 분명 정동영에게는 방해가 된다.. 단일화에도 방해가 되며 이명박과의 양강구도에도 방해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회창 출마설을 놓고 떨떠름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그렇게 박근혜던 정동영이던 다들 나름대로의 통밥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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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다시 씁숑구리들의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이들은 자신의 사익을 위해 자신이 속한 정당과 대의를 훼손시키는 자들이다.. 이런 작자들을 가리켜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놈들이라는 표현을 쓴다.. 만일 이회창이 이들의 꼬임에 넘어가서 사단을 낸다면 그 역시 같은 부류로 전락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의 말로는 비참할 것이다.. 국민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이명박이 이회창을 만나 해결을 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아직 이회창을 믿고 싶다.. 흔들릴지언정 끝내 대의를 저버릴 수는 없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명박은 이회창에게 결단을 내릴 명분을 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악수를 한다면 우파의 결속은 더욱 공고해지고 정권교체의 꿈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 내부의 기회주의 씁œ선만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대권이란 결코 혼자의 힘으로 거머쥘 수가 없는 것이다.. 이명박은 삼고초려로 천하의 삼분지 일을 얻은 유비의 교훈을 되새기기 바란다.. 지금 이회창에게 이명박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설사 이회창이 박차고 나가더라도 결국 속 좁은 찌질이는 이회창의 몫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다.. 어쨌든 말도 안 되는 이번 사단이 현명하게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10년도 긴데 5년 더라면 할 말 없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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