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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희정 2억원’ 석연찮은 말바꾸기
오전 “生水회사 입금후 地自연구소 유입”
오후 “회사 매각前엔 연구소로 유입 안돼”

▲ 나라종금 로비의혹과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된 염동연 민주당 인사위원이 지난 28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검 서부지청에 출두하고 있다. /黃晶恩기자

9일 노무현 대통령 측근 염동연(廉東淵)씨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나라종금 로비 의혹 재수사 착수 25일 만에 거둔 첫 성과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가 받은 2억원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소장이었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로 흘러들어갔는지에 관한 검찰의 해명이 석연치 않아 의혹을 남기고 있다.

◆ 안씨 2억원 용처, 검찰 석연찮은 말바꾸기 =안희정씨에 대한 수사는 이날 밤늦게까지 난항을 겪었다. 검찰은 “99년 7월 생수회사 투자금으로 줬지만 돌려받을 생각은 없었다”는 김호준(金浩準) 전 보성그룹 회장의 진술에 따라 정치자금이나 청탁 성격의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안씨는 투자금으로 받아 생수회사에 썼다며 부인했다.

검찰은 2억원의 용처와 관련, 당초 이날 오전에는 “생수회사에 입금된 뒤 다른 회삿돈과 섞여 일부 금액이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 여러 차례 갔다”며 “회사 설립 목적이 연구소 지원이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연구소는 노 대통령이 야당 정치인 시절 설립하고, 안씨 등 핵심 측근들이 포진해 있던 곳. 따라서 2억원 중 일부가 이곳으로 유입됐다면 생수회사는 단지 경유지였을 뿐 사실상 정치자금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현직 대통령의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져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검찰은 오후 들어 “보고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2001년 3월 생수회사가 매각될 때까지 연구소에 지원된 돈은 없고, 나중에 생수회사 매각대금만 일부 지원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생수회사 매각대금을 연구소 지원이라는 정치적 용도로 써도 되는지 하는 문제가 남는다. 또한 당초 받은 2억원이 안씨 주장대로 투자금이라면 회사 매각 뒤 왜 이를 되돌려주지 않았느냐는 의문도 따른다.

◆ 염씨 정치권 로비했나 =염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나라종금 대주주인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99년 9월부터 같은 해 연말까지 “보성그룹을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4차례에 걸쳐 8000만원, 보성 5개 계열사가 화의를 신청한 직후인 2000년 2월에는 “화의가 잘 처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명목으로 2억800만원을 받았다는 것. 검찰은 “염씨가 대체로 혐의를 시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수사 때는 ‘염씨에게 5000만원이 갔다’는 진술만 받고 내사를 중단, 부실수사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염씨는 받은 돈의 용처에 대해 “주식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에 썼고 다른 사람에게 돈을 전달하거나 청탁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염씨는 특별한 공적(公的)인 직책이 없었기 때문에 보성그룹측이 과연 염씨 개인을 보고 그런 거액을 줬겠느냐는 의문이 든다. 따라서 염씨 배후에 누가 있는 게 아닌지 등이 앞으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朴世鎔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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