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제3의 김대중이 되려는가?

(1) 남북한 주민들의 뒤바뀐 안보 의식

 오늘날 북한의 인구 규모는 남한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고, GDP는 남한의 20분의 1 수준도 못된다. 또한 군사력에 있어서도 북한군의 무기와 장비는 한국군에 비해 현대화되어 있지 못하고, 한국에는 세계 군사비 총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비록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을 정규군으로 침략, 공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현 단계에서 남북한 주민들의 안보 의식은 정반대로 작용하고 있다. 남한의 국력과 민주 역량 등에 비해 전전긍긍해야 할 북한 주민들의 안보 감각은 오히려 상승세에 있는 반면, 국가 안보에 위기 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 정도로 안보 불안감에 휩쌓여 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흐리멍텅한 중도 실용주의 노선 때문이다.

 그 동안 북한의 김정일은 지구촌에서 가장 왕따당한 비열하고도 비민주적인 세습 독재자인데도 지난 10여년 동안 대한민국 대통령인 김대중과 노무현을 평양에 불러다 놓고 돈도 건네 받고 각종 정보도 얻는 등  그들을 하수인처럼 대했다.

 그러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동맹 관계를 복원, 강화하고, 북한에 대해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도 있어야 한다. 북한이 핵폐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조건적인 경제 지원은 없다”는 등의 노선을 표명하자, 김정일은 <한 번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생각으로 천안함을 격침시킨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천안함 격침을 당해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군에 대한 군사적 응징 조치는 고사하고, 한국내의 종북 좌파 세력의 반역적 행태에 대하여 이를 제재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였다.

(2) 김대중의 연방제 통일론과 그 함정

  2000년 6월 김대중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돌연히 평양으로 날아가 김정일을 만났다. 그리고 남북 연방제 통일 정부 수립을 협의한다는 이른바 <6. 15 선언>을 남기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에 김대중의 주장대로 남북한 2개의 지역 정부가 합의하여 연방제 통일 정부를 수립하고, 가칭 <고려 민주 연방 공화국>이라는 단일 국호로 유엔에 가입한다고 하자.

 그러기 위해 가장 우선되는 절차는 남북한의 첨예한 군사적 적대 관계를 종식시키는 일이다. 그런데 6. 15 선언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6. 25 전쟁에 대한 반성이나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서도 전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김대중의 평양 방문이 남북한의 진정한 평화 정착이었다면 선군 정치를 내걸고 미친듯이 군사력 증강에만 몰두하고 있는 김정일이 김대중을 환영할리가 있겠는가?

 어쩼든 김대중의 남북 연방제 통일 구상은 1910년 이완용이 한일 합방 조약에 서명하여 결국 대한제국을 일제의 식민지로 만든것과 똑같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즉, 남북한이 연방제 통일 정부를 수립할 경우 지금까지 한반도의 유일 합법 정부인 대한민국은 그 즉시 소멸되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체결한 모든 국제 조약도 자동 폐기되기에 이른다. 따라서 한미 상호 방위 조약에 근거하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당연히 철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북한이 개발,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남북한이 공유하는 것으로 되어 핵무기 없는 남한은 괜시리 국제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애국가와 태극기도 사라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음모와 함정인가?

 지난 6,2 지방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가장 큰 원인은 그 동안 한나라당 당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다수 국민들에게 6. 15 선언의 허구성과 김정일과의 불순한 밀약에 대하여 최소한의 홍보와 계몽이 되지 않아 마치 김대중의 햇볕 정책으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것처럼 잘못 인식되었기 때문이었다.

  (3) 노무현의 반미 선동과 10,4 선언

 김대중의 바톤을 이어받은 노무현은 한미 동맹 관계를 훼손하여 장차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하도록 하는 것에 최우선 목표를 두었다. 그리하여 1012년 말까지 한미 연합사의 해체와 전시 작전권의 이전에 합의하고, 동두천과 의정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2개 사단 병력을 한강 이남인 평택으로 이전하도록 하였다.

 그 동안 한미 연합사는 휴전 협정의 당사자인 유엔군 사령부를 대신하여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왔는데, 이를 해체하게 되면 휴전 협정은 폐기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한반도는 1950년 6. 25 전쟁 당시로 되돌아가는 상황으로 바뀌게 된다.

 또 노무현은 임기 4개월을 앞두고 부랴부랴 평양으로 달려가 김정일에게 무엇인가 보고한 것 같은데 그 밀담 내용은 알 수가 없고, 다만 그가 발표한 10, 4 선언이 있다. 그 골자는 김대중의 6. 15 선언을 재확인하고, 향후 14조 원에 해당하는 대북 경제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속된 말로 “생선 망신 꼴뚜기가 한다”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망신을 온통 노무현이 저즐르고 다녔다.

(4) 최근 이명박의 표정은 잿빛에서 분홍빛으로 바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는 반쪽 정통 보수일망정 그런대로 잘 해왔다. 그리고 천암함 참사를 당해 전사자에 대한 예우와 안보 의식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에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받았다.

 그런데 6.2 지방 선거의 결과와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갑자기 자세를 바꾸면서 그 동안 대한민국 파괴에 좀으로 기생하였던 종북 좌파 세력에 대하여 척결은 커녕 오히려 논공행상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 잿빛에서 청록으로가 아니라 분홍으로 그 색깔이 바뀌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명박 대통령은 1년 전 범죄 피의자로 검찰에 소환되었다가 자결한 노무현에 대하여 국민장을 선포하는가 하면, 그 몇 달 뒤에 병사한 김대중에 대해서는 국장을 선포하고 그 시신을 국립 현충원에 안장시켰다.

 그런데 현충원에는 김일성의 6, 25 남침에 맛서 싸우다가 순국한 수많은 호국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데, 생존시 철저한 김일성주의를 신봉했던 김대중을 그 곳에 안장하였으니 지금쯤 현충원의 지하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결론하여 이명박이 김대중-노무현과 같은 매국적 졸부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김대중의 햇볕 정책과 6, 15 선언에 기초하고 있는 종북 좌파 세력을 단호히 척결하는 작업부터 서둘러야 한다. 김대중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도 한국인에게조차 환영받기는 커녕 비야냥을 받고 있는 사실을 이명박 대통령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