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북한의 핵이 중국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 소리를 지껄인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논객들이 찬성하지 않았다. 물론 이해는 간다.

핵과 관련하여 무슨 전문가도 아니고 대단한 정보를 가진 사람도 아니면서 그저 언론에 보도된 것을 상당히 엉뚱하게 해석했다고 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맨날 떠들어도 해결 안 되는 북핵문제를 색다르게 해석하면 좀 덜 식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그저 섣부른 직관에다 논리적 근거가 희박한 심증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를 다시 재미있게 엮어보니 한번 재미삼아 들어보기 바란다.

첫째, 북한의 핵실험에 있어서 그 핵폭탄의 제조장소가 드러난 적이 있는가?

아무래도 핵을 제조하려면 사람이 들락거리고, 설령 내부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면 통제하는 테두리의 움직임이나 경계태세에서도 다른 지역과 다르게 나타나고, 전기의 사용에 따른 전자기파의 발생도 감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등 무슨 특징이라도 하나쯤은 감지될 텐데, 영변 핵시설 빼고는 내가 알기로는 감지된 게 아무 것도 없다.

수십 년간 아무리 정찰해도 핵 생산 시설이 발견되지 않고, 비록 제한되었긴 하나 핵 사찰을 해도 무슨 뚜렷한 물증 못 잡고, 그러면서도 살라미 전술로 약발 올리던 북괴가 돌연 영변 핵시설 철거는 간단히 해버리고는 또 짓는 등 아무래도 뭔가 헛다리짚은 느낌을 강력히 주는데 김정은은 안심 놓고 핵 공갈을 때리고 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다.

북괴가 제조장소를 너무 잘 숨겨서 우리가 못 찾은 것 아니면 북한에서 제조하지 않았다는 거다.

나는 후자, 북한에서 제조하지 않았다는데 무게를 둔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다음을 보라.

둘째, 왜 하필 영변일까? 그리고 왜 하필 함북 길주일까?

영변은 자칫하면 북서계절풍(겨울) 때문에 평양에 방사능오염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지역이다.

반면 핵실험한 함북 길주/명천군은 편서풍 지역 위도대의 계절풍으로 따질 때 평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며, 겨울에 북서풍이 동남쪽으로 불 때 가장 끝단에 위치한 곳이 길주/명천이다.

극히 부분적으로 높새바람을 일으키는 오호츠크기단에 의한 북동풍에 의하여 평양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으나, 그러기에는 평양까지 거리가 충분히 멀다.

이렇게 핵 실험 장소를 길주/명천지역에 잡을 정도면 북괴도 방사능 오염을 안다는 뜻인데, 폭격 맞으면 체르노빌 사태 같은 것을 유발하고 북한 평양(겨울)이나 중국 단동(여름) 지역에 방사능 오염을 유발할 영변에서 핵무기를 제조한다? 그게 말이 되는가!

게다가 아무리 숨기더라도 결국 제조장소가 노출되어 미국 등 서방진영에 의하여 폭격 맞아 방사능오염에 의한 피해를 대비하더라도 핵무기 제조장소는 영변이면 안 되고 왠만하면 길주/명천 지역이어야 한다.

헌데, 핵무기 제조장소와 실험장소가 같은 지역이거나 가까운 지역이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이게 안 풀리는 거라.

셋째,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이란 입에 발린 태연함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북괴나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라고 할 때, 남한내 종북좌익과 아울러 우리의 핵무장이나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 반대를 염두에 두고 하는 소리로 해석해 왔다. 맞는 말이다.

헌데, 농담 같은 태연함은 계산된 초조함을 선문답식으로 표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뜬금없는 농담도 어떤 때는 무엇을 염두에 두고 지껄일 때가 많듯이, ‘한반도 비핵화’도 한두 번이면 남한의 핵만 반대하려는 1차원적인 꼼수로 볼 수 있는데, 자꾸 떠드는 것은 또 다른 꼼수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한반도 비핵화의 숨은 뜻은 뭘까?

북한에 핵이 없다는 뜻이다. 중국의 핵이란 뜻이다.

사찰 받아도 북한에서 발견될 수 없고, 북한이 폭격 맞을 구실이 없다는 뜻이다.

생각해보라. 북한 핵을 방치했을 때, 자칫하면 한국․일본․대만의 핵무장 문제가 부상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될 경우 현재 군사력 우위에 따른 동북아에서 중국의 발언권이 추락할 수도 있음을 14억 인구의 중국이 모를까?

핵전략이란 게 따지고 보면 실제 핵무기 사용이 아닌 공갈협박 싸움이란 걸 중국이 모를까?

즉, 북한의 ‘핵실험 사실’ 가지고 세계가 들썩여도 중국은 북한의 ‘핵 제조’가 사실이 아님을 알기에 태연한 것이다.

그럼 북한의 핵개발활동은 뭐란 말인가? 전부 중국 통제 하의 쇼라고 보면 된다.

너무 비약 같이 보이는가. 그럴 거다.

그럼 중국의 ‘평화적 해결’에 담긴 뜻은 무얼까?

북한의 온존임은 의심할 필요도 없지만, 궁극적으로 북한의 위성국가화 내지 ‘동해진출 기지화’이다.

적당히 북한의 핵이 있는 척하여 한국과 일본에 위협을 주고, 해결에 미온적인 척하여 북핵실험 소동에 화가 난 한국과 러시아를 나진-선봉지구에서 몰아냄으로써 동해 쪽에 해안선을 확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러시아 극동함대를 감제하고 일본의 서북쪽에다 예봉도 겨누는 것이다.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빠지는 것 같은데, 한국과 러시아는 여기에 걸려든 것 같다.

주요 기사제목을 보면, “北, 핵실험으로 러시아와의 經協사업 중단 가능성”,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비롯해 입국비자 간소화 조치 같은 북-러 간 협력사업들이 모두 중단될 수 있다”, ‘동아일보’ “이대로 가면 3월 본 계약 성사여부 불투명”, “韓 첫 대북제재? ‘나진-하산 프로젝트’ 지원중단” 등 눈에 보인 현상 앞에 한국과 러시아를 흥분하게 만들어 분에 보이지 않는 중국의 복안(동해쪽 해안선 차지)에 말려든 것이다.

라진-선봉지역을 중국이 차지하면, 남해안으로 둘러갈 필요 없이 곧바로 육로를 통하여 보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언젠가 적으로 바뀔지 모를 러시아를 그나마 우방상태일 때 은근슬쩍 전략적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러시아의 남하를 차단하는데 일조하기 위함이 아닐는지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반대로 러시아도 중국이 동해쪽 해안석 차지하는 게, 언젠가 적대국이 될 경우를 고려하면 굉장히 성가신 일이라고 봐야 한다.)

넷째, 핵실험 후의 대남 사이버테러 문제다.

이번 “청와대 사칭 북핵 여론조사” 같은 북괴의 대남 사이버테러가 왜 하필 이번에도 중국 심양에서 이루어졌을까?

매번 핵실험 때마다 동일한 패턴이라면, 동일한 지역에서 사이버테러를 감행하는데도 왜 중국은 무덤덤할까?

핵실험+사이버테러 소동 세트가 중국과 한통속이라고 보면 잘 맞아 떨어지는 상황 아닌가?

다섯째, 중국의 대북경제제재라는 것도 이상하다.

분명 지금가지 대북제재 한다며 원유공급을 뚝 끊듯이 줄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북한이 중국의 대북경제 제재 대문에 불편하다는 소리를 한 적이 없었다.

이 무슨 까닭일까? 중국은 분명히 대북경제 제재했다는데?

이런 것 생각해보자. 가령 원유를 매월100만 배럴씩 북한에 주다가, 핵실험 직전에 월200만 배럴을 3달 정도 주고 나서 핵실험 직후 60% 줄이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말은 엄청나도 실제 수치는 대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100만 배럴이 아닌 200만 배럴 기준으로 60% 줄인 것이므로 월80만 배럴을 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는 평소보다 20만 배럴이 줄어든 셈이므로 경제가 조금 어렵겠지만, 그 전에 평소 100만 배럴보다 100만 배럴이 더 많은 200만 배럴을 석달 정도 준 게 있으니, 그렇게 더 준 100만 배럴 석달치 300만 배럴이면 경제제재 돌입하면서 덜 준 월20만 배럴의 15개월치가 되는 셈이다.

그러니 경제제재 실행은 하되 효과는 전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이상할 정도로 평소보다 북한에 물자를 잘 대준다면 그건 핵실험 대비라고 봐야 한단 소리가 되는데, 나는 확실한 수치자료가 없어 짐작에만 그친다는 점을 일러둔다.

어쨌든 핵실험 관련 북한에 대한 이러한 중국의 배려는 경제예속화와 군사기지화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 밑바탕엔 중국 핵을 이용하여 북한 핵개발로 공갈치는데 서로 공조하는 댓가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덤으로 이러한 교활한 짱께들이 우리에게 뻗치는 마수도 좀 읽어두어야 되겠다.

중국인들의 제주도 땅 매입, 동양생명 인수, 제주도 영리병원 등의 문제점을 짚어가며 중국의 간첩활동 기반에 대하여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제주도 서귀포 영리병원의 문제점은 한 번 더 짚어보고자 한다.

일반 가전기기의 경우 빈틈이 많기에 밀수에 자주 이용된다고 한다.

부품인 척 엉뚱한 것 끼워놓으면 못 찾을 거란 계산인데, 고가 의료기기의 경우 사용방법이나 기능을 모르기에 극소수 전문가가 아니면 내부부품이 뭔지 기판의 역할이 뭔지 모른다.

그런데, 감청기기의 부품을 고가 의료기기 내부에 장착하여 들여온 후 이들을 뜯어내 모아서 병원에 설치한다면, 어떻게 될까?

제주해군기지의 군인과 가족들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중국이 차린 서귀포의 영리병원에서 받는다면, 일단 건강정보에 실린 가족정보를 비롯한 신상정보와 병원 내에서 군인들이 주고받는 대화 감청을 통하여 상당한 정보를 뜯어갈 수 있다고 본다.

언어문제? 그런 건 아예 걱정 없다.

친중화 된 화교를 매수하면 동시통역까지 가능할 게다.

어쨌든 중국의 교활한 음모에 조심해야 하지만, 비록 물증은 없어도 수십 년간 당해본 데서 얻은 심증을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에 깃든 저들의 속내도 계산해야 할 게다.

그래서 말인데, 까짓것, 북한에 핵무기 없다는데 베팅 하고 과감하게 북폭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한다.

스스로 족쇄 차는 처신도 하루 이틀이지 이젠 지겹단 말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