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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위층, "멜라민 분유는 남의 일"

김우성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멜라민 분유’ 등 중국산 불량·위험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엘리트 계층은 정부가 운영하는 특수기관이 별도로 재배·사육한 재료로 된 안전한 식료품만 먹고 있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고위관리와 가족들은 성장 호르몬을 투여하지 않고 방목해 키운 내몽고산(産) 쇠고기, 티베트산 유기농 차, 산에서 흘러내린 눈 녹은 물로 재배한 쌀 등 ‘특수 식품’을 공급 받는다. 이들 식품들은 모두 정부가 엄격한 규정 아래 운영하는 ‘국무원 중앙국가기관 식품특별공급센터’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의 고위 엘리트 계층은 살충제 잔여물이 묻어있는 야채, 발암물질 화학약품으로 처리된 생선, 공업염료를 칠한 달걀, 실명(失明)과 죽음까지 야기하는 가짜 술, 박테리아가 가득 찬 빵 등 일반 인민들이 먹고 마시는 식품들에서 자유롭다.

이 같은 사실은 ‘중앙국가기관 식품특별공급센터’의 책임자인 주용란(祝?蘭)이 올해 초 산둥(山東)의 한 생의학기술회사에서 행한 연설이 해당 회사의 웹사이트에 게재되면서 인터넷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확산됐다.

주용란은 이 연설에서 “일반 생산지에선 다량의 화학비료와 살충제가 쓰이고 있다. 돼지·소와 닭 등 가금류 사육엔 항생제와 성장 호르몬제가 많이 쓰이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오염된 물에서 재배되는 농산물들은 온갖 유해물질에 노출돼 있다”며 “이런 것들을 사람이 섭취하면 건강에 해로울 것이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고 밝혔었다.

인터넷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중앙정부 고위관리 등 특수계층은 일반 인민들과 다른 안전한 식품들만 공급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기들이 먹는 음식 재료는 유기농으로, 유전자변형이 되지 않는 국제식품안전규정에 맞게 재배·사육된 것만 쓰고, 인민들에게는 온갖 위험에 노출된 것들을 먹이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고위 관리 및 그 가족들을 위한 식품특별공급센터는 지난 2004년 설립됐으나, 그 존재는 비밀에 부쳐져 왔으며, 식품 공급 대상은 중앙정부 고위 관료들과 그 가족, 차관급 이상 은퇴 관리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에게 공급되는 식품에는 최상품을 뜻하는 ‘국가 A’ 식의 등급 표시가 돼 있으며, 일반 시장에는 공급되지 않는다. 해당 식료품들은 중국 내에서도 가장 유명한 생산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쌀 중에서는 백두산에서 흘러내린 눈 녹은 물로 재배한 것이 최상품으로 꼽히고 있으며, 생선은 허베이(河北)성, 차(茶)는 티벳과 인접한 윈난(雲南)성, 쇠고기와 양고기는 내몽고에서 생산되는 것들 중 최상품을 차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력 : 2008.09.25 21:28 / 수정 : 2008.09.2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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