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구 파문을 통해 노무현은 그가 386운동권의 시각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국회 정보위원회가 국정원장 후보자 고영구를 국정원장에 부적절한 인물로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소위 진보진영은 한마디로 구시대적 색깔공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통령 노무현도 똑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노무현은 고영구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시대가 어느 때인데 색깔을 씌우느냐'고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것은 한겨레를 필두로 하는 소위 진보진영의 운동권 세력들과 노무현의 현실인식이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북한은 대한민국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이라는 인식은 시대착오적인 구시대적 냉전적 사고방식일 뿐이다. 따라서 간첩석방운동을 하고, 국가보안법폐지를 주장하고, 한총련의 합법화를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 국정원장이 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노무현이 대통령 후보였을 때 자유진영에 속해 있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악몽을 생각했던 것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자유진영에 속해 있던 사람들은 노무현이 386운동권의 논리에 매몰되어 있는 것을 가장 걱정했다.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었고, 노동자들 앞에서 계급투쟁을 선동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며, 주류신문을 조폭수구언론이라 부르면서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한 노무현을 보면서, 자유진영에 속해 있던 사람들은 저 사람은 절대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고 또한 대통령이 될 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노무현은 386운동권들로 청와대를 채우고, '언론개혁'과 이적단체 한총련의 합법화를 최우선과제로 추진하면서, UN의 북한인권문제 결의안 표결에는 불참하고, KBS사장에 반미친북성향의 한겨레 논설주간을 임명하고, 드디어는 국회을 무시하고 국정원장에 간첩석방운동가의 임명을 강행했다.
이는 노무현이 취임이후 특검수용, 파병결정 등 일부 자유진영을 안심시킨 사례에도 불구하고 그가 기본적으로 386운동권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엄혹한 현실을 다시한번 확인해 준 것이다.
386운동권세력은 80년대에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온 몸을 바쳤던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이런 자들에 둘러싸여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국회의 의사를 무시하고 간첩석방운동을 벌인 자를 간첩잡는 대장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악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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