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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갤럭시와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이사(오른쪽) /조선일보DB

삼성전자(005930) (1,334,000원▲ 14,000 1.06%)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휴대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르기 때문에 휴대폰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삼성 휴대폰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1등 자리를 LG 3G 휴대폰에 넘겨 준 것도 악몽이고 영업이익이 뚝 떨어진 것도 악몽이다. 그런데 악몽이 더욱 무서운 악몽으로 부풀어 올 것 같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들의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고, 저가 휴대폰이 중국 제품들에 밀리면서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 기대 못 미친 갤럭시S5…스마트폰 사업 흔들

갤럭시S5의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21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했는데, 25% 줄어든 15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그간 갤럭시S 시리즈들의 생산량을 하반기부터 늘렸으나 줄여야될 형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모바일(IM) 부문의 2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생산량이 전분기보다 많게는 20%, 적게는 10% 가량 줄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투자은행인 BMO 캐피털마켓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 공급사인 퀄컴의 실적을 근거로 들었다. 퀄컴의 디바이스 부문 매출이 크게 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퀄컴은 삼성전자로부터 특허 로열티를 받는 한편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급하고 있다. BMO는 퀄컴의 2분기 디바이스 매출 예상치가 당초 660억달러에서 617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3분기 매출은 702억달러에서 651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 “중저가 폰 재미보기 어렵다”…턱밑까지 쫓아온 中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이전만큼의 성장을 못하는 이유는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서유럽 시장에서 S5와 같은 프리미엄 폰이 팔릴만큼 팔렸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펌웨어 업그레이드 주기가 빨라진 것에서 이유를 찾는다. 현재까지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의 기능이 이미 충분히 좋기 때문에 펌웨어 업그레이드 수요가 기기 교체 수요를 앞지른다는 말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지디넷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주기적으로 이뤄지면 새 하드웨어에 대한 욕구도 준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런 이유에서 보급률이 아직 낮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 눈길을 돌린다. 신흥국 시장은 중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메가, 포커스, 빔, 에이스 등 중저가 제품군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이영소 연구원은 “중저가 시장은 현지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며 “프리미엄 군만큼의 재미를 보기 어렵고, 단기간에 매출을 늘리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샤오미를 비롯해 레노버, 화웨이 등은 중저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은 물론 품질까지 이전보다 많이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돌파구는 ‘웨어러블’과 ‘B2B’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전 분기보다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면서도 “아직 위기를 말할 정도는 아니다.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살아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론을 부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과 B2B 시장을 성장세의 둔화를 만회하는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를, 지난달에는 기어 핏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웨어러블 사업의 핵심 전략으로는 헬스케어 분야가 꼽힌다. 이를 위해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지난달 말 소개하기도 했다.

B2B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B2B 스마트폰 시장 강자인 블랙베리 출신 임원을 영입하는 등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를 탑재한 갤럭시 단말기 5종이 미국 국방 정보체계국(DISA)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이인종 삼성전자 전무는 “휴대용 단말 5종의 승인 제품 목록(APL) 등재는 보안성과 사용자 경험에 기초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자 하는 삼성의 전체적인 기업간 거래(B2B) 비전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영소 IDC 연구원은 “소비자 중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삼성이 프리미엄 제품군에 녹스를 탑재했다는 것은 B2B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소비자 시장만큼 규모가 크진 않지만, B2B에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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