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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한미동맹 문제, 자기입장 밝혀야"
위성락 외교부 북미국장 곧 NSC로 전보
對美 협상팀 불신에 강한 불만 표시

20일 외교통상부 직원의 대통령 폄하 발언 파문의 지휘책임을 지고 물러난 위성락(魏聖洛) 외교부 북미국장은 전보조치 하루 전인 19일 외교부 2층 브리핑실에 내려와 기자들을 만났다. 북미국장으로는 마지막 브리핑이 된 이 자리에서 위 국장은 45분간 머물렀다.
그는 우선 최근 용산기지 이전협상에서 국내적으로 협상팀이 불신받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철저하게 정부를 불신하고, 협상팀을 불신하고, 우리가 뭘 팔아먹는 식으로 보는데, 그것은 아니다.” “협상대표로서의 불쾌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국민들에게 어떤 지지를 받느냐가 중요하다. 기지를 이전하는 것이 한국민들의 축복하에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과거와 최근의 용산기지 이전협상이 모두 잘못됐다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해 온 일부 친(親)정부 방송과 신문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또,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한 원칙은 외교부 북미국에서 정한 것이 아니다. 정부가 문제제기할 때의 대원칙이 옮겨달라, 지어줄 테니 서울에서 나가 달라는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주미대사관 정무참사관을 거쳐 북미국장직을 수행해 온 그는 이례적으로 협상과정에서 미국을 불편하게 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미국이 용산기지 이전비용을 제외하고 청구권과 영업손실을 우리에게 물리지 않기로 한 것은 확인되고, 또 재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하도 (일각에서) 정부를 믿지 않아 또 이를 확인하는 것을 미국에 써 달라고 했다.” “미국 사람들은 우리가 왜 이러는지, 수개월에 걸쳐 이를 합의했는데, 왜 그렇게 해달라고 하는지 의아해했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협상한 것을 스스로 “저급한 협상기법”이라고 자조했다.

그는 “왜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 같느냐”는 질문을 받고, “스탠스(입장)에서 나온다고 본다. 어느 좌표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이제 각자가 자신의 스탠스를 밝혀야 한다. 주한미군이 있어도 좋고, 나가도 좋다는 분의 주장과 동맹의 강화를 전제로 한 담론(談論)과는 다르다. 그것이 섞여 있어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편 외교부는 위 국장에 대해 일단 본부 대기발령을 내리고, 다음달 중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전보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 청와대로부터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로 지목된 조현동(趙賢東) 북미 3과장은 보직해임과 함께 대기발령을 내리고, 장관 명의로 경고조치를 내렸다. 조 과장은 본부 대기 발령 후, 1년6개월 동안 보직을 받지 못할 경우 퇴직해야 한다.

(이하원기자 [email protected] )

입력 : 2004.01.20 11:37 48' / 수정 : 2004.01.20 17:17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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