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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盧 국민투표 공약' 동영상 삭제 파문

KBS “저작권 침해” 짱노닷컴에 중지 요구
네티즌 “공영방송이 웬 소유권이냐” 반박

신동흔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 2004.06.21 18:21 30'

노무현(盧武鉉) 대통령의 수도이전 국민투표 발언 번복 논란을 일으킨 ‘짱노닷컴’(www.zzangno. com)의 2002년 대선후보 TV연설 동영상〈본지 18일자 A2면〉이 KBS의 요구에 의해 삭제돼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동영상은 KBS 전파를 탄 노무현 후보의 선거유세방송 화면과 동요 ‘올챙이와 개구리’를 합성한 약 1분 길이 패러디물이다.
짱노닷컴측은 “지난 19일 KBS로부터 ‘동영상을 무단 사용함과 관련하여 즉시 중지가 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도록 하겠다’는 ‘엄중한 경고’를 담은 이메일을 두 차례 받았다”며 “이 통지를 받은 직후인 이날 오후 3시25분부터 동영상 서비스 및 배포를 중지했다”고 밝혔다.

김충환 KBS홍보실장은 “선거유세 방송이지만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은 방송물을 제작한 KBS에 있다”면서 “이번 사안은 콘텐츠 무단 사용에 따른 저작권법 위반 사례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사실을 전달하고 서비스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지난 3월 23일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과 3월 28일 1TV ‘취재파일4321’ 등을 통해 인터넷 시사패러디 작가들의 표현자유를 지지하는 방송을 했던 KBS가 노무현 대통령이 나오는 자사 콘텐츠를 이용한 동영상에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제작했던 네티즌 ‘어린왕자’는 “총선 때 인터넷의 각종 정치인 패러디 동영상과 포스터에 대해 중앙선관위와 경찰이 강압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입장이던 KBS가 저작권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짱노닷컴측도 “공영방송이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된 동영상에 대해 저작권법을 적용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짱노닷컴 게시판에는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KBS가 지적재산권을 이유로 많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나”, “선거유세 방송은 국고와 각당의 자금으로 제작한 일종의 ‘정치 광고’인데 광고에 대해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나”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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