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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리스트’ 일파만파>
靑 민정수석때 금품수수 ‘충격’… ‘盧의 남자들’ 정조준

박정규·장인태 전격 체포… 檢, 수사 전방위 확산

김백기기자 [email protected]

▲ 검찰 칼끝 어디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마당 조형물에 투영된 대검청사의 모습. 정형화되지 않고 굴곡진 청사의 모습처럼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 수사도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곽성호기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박정규 전 민정수석과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을 금품수수 혐의로 전격 체포하면서 박 회장 관련 수사가 노무현 정부 실세를 정조준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박 전 수석을 자택에서 체포해 조사중이다.

박 전 수석은 2004, 2005년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박 회장으로부터 대가성 있는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수석은 검사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때인 2004년 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박 전 수석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지난 1992년 부산지검 검사를 지내는 등 평소 박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간부와 청와대 요직을 지낸 박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불법 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노무현정부의 도덕성에도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수석이 민정수석 재직 당시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단 박 전 수석이 태광실업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는 무관하게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평소 친분이 있던 박 전 수석에게 태광실업의 해외사업 추진을 돕는 대가로 돈을 건넸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회장이 부산·경남 지역 출신 인사들과 자주 접촉해왔다는 점에 비춰 박 전 수석에게 건너간 금품도 일종의 ‘보험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박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태광실업이 베트남 등 해외 사업에 주력하고 있을 때라는 점도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장 전 차관 역시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 2월부터 2007년 4월까지 행정자치부 2차관을 지냈다. 장 전 차관은 2004년 경남도지사 재보궐 선거 당시 박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전 차관은 2004년 재보궐 선거때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검찰은 장 전 차관이 선거 직전 자금난에 시달리자 박 회장에게 자금 지원을 부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해 출신인 장 전 차관은 행시(16회) 출신으로 행자부 공보관, 행자부 자치행정국장, 경남도행정부지사, 경남도지사 권한 대행 등을 지냈다.

검찰은 박 전 수석과 장 전 차관에 대해 각각 대검 중수1, 2과에 나눠 조사를 벌이는 한편 박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정·관계 인사들에 대해 추가로 금품을 건넸는지 확인중이어서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잇따라 검찰의 칼날을 맞게 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백기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