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눈물과 공정한 사회

대통령님이 KBS 아침마당에 출연하여 사회자가 “성공하기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안타깝겠다.”는 멘트에 “글세말이다. 안됐다.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내가 약속을 했어요. 새 옷을 한번 사드린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걸 지킬 기회가 없었어요."라며 한동안 눈물을 훔쳤다. 대통령님은 계속 눈물을 흘리면서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우리 어머니 얘기만 하면 이렇게 된다.”라고 하셨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사람치고 어머니 얘기에 눈물이 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 눈물을 삼켜야 되는지 흘려야 되는지는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다르고 이를 보고 느끼는 감정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대통령님의 눈물에 대해 온갖 입방아가 난무한다.

나는 대통령님의 눈물에 호불호를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대통령이란 직책은 나라에서는 제일 높은 직책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눈물은 새 옷 한번 사드지 못한 회한의 눈물로, 사사로운 감정적 눈물로 묻혀버릴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의 어머니께 향한 효도의 눈물로 승화발전 되기를 바란다. 어머니께 효도하듯 국민의 어려운 곳을 어루만져 주시기를 바란다.

일찍이 다산(茶山) 선생은 그의 논문 ‘원정(原政)’에서 ‘정치란 바르게 함이자, 우리 백성들이 고르게 살도록 해주는 일이다.’라고 정치의 요체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파했다. ‘바르게 함’이란 백성들에게 억울함이 없게 하는 것이고, ‘고르게 살도록 해주는 일’이란 등 따시고 배부른 것임에 두말할 여지가 없다.

대통령님께서 이번 8.15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 건설을 주창하셨다. 공정한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곁들어 설명도 하셨다. 나는 그 중에 공정한 사회란 ‘서민과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사회’라는 말씀에 주목한다. 이는 친서민 정책과도 직결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서민과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론에 대해 한 가지만 제안하고자 한다.

부자(강자)와 서민(약자)간에 다툼이 있을 때 서민에게 잘못이 있을 경우 부자는 서민을 경찰과 검찰과 판사를 동원하여 짓뭉게 버린다. 그러나 부자에게 잘못이 있을 경우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칙(?)이 적용되어 피해자와 가해자의 위치가 바뀌는 것이다. 이러한 억울함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서민(약자)이 마지막으로 찾아가 호소하는 곳이 국민권익위원회이다. 그러나 권익위도 관련부서에 이첩하는 게 고작이다. 소위 핑퐁치기 행정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민원인(약자)의 상대방(강자)에 대한 조사내지 사실확인이 필요한데 응하지 않으면 속수무책이다.

그래서 경찰, 검찰, 감사원 합동위원회를 만들자는 발상까지 있지만 뜬 구름 같고 최소한의 수사권은 있어야 하는데 권익위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관리 자격부여는 또 다른 정치적 쟁점만 만들 것이므로 차선책으로 권익위의 일정직책에 경찰을 파견시켜 수사토록하는 것이다. 경찰이 부르는 것과 권익위 공무원이 부르는 것과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음으로 권익위 공무원의 인적쇄신이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타성에 젖어 매사가 무사안일주의이다. 더군다나 중요 직책에 특정지역 출신이 포진하여 자기사람 감싸안기에 급급하여 많은 억울한 사람을 배척하고 있다. 우선 이 두 가지 사항만이라도 개선되면 서민(약자)에게 숨통이 틔지 않을 가 생각된다.

그 동안 대통령님의 정책의 골격을 보면 三本에 역점을 두고 계신 듯하다. 첫째가 民本이요 둘째가 公本이요 셋째가 和本이다. 民本이란 친서민으로 요약되고 公本은 공정한 사회로 요약되며 和本은 국민화합으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이름하여 ‘三本主義’이다.

三本主義가 튼튼히 뿌리 내리도록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