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관 장관, 수해주민 외면한 수해지역 방문
[노컷뉴스 2004.08.20 18:02:30]
제15호 태풍 메기 피해상황을 보고받기 위해 광주시를 방문한 허성관 행정자치부장관이 피해가 심한 지역은 외면하고 공수부대의 폭파로 전국적인 화제가 된 저수지만 방문하고 돌아가 각종 뒷말을 낳고 있다.허성관 장관은 대전에서 열린 지방이양촉진 워크샵을 마친 뒤 20일 오후 3시 30분 경찰헬기를 이용해 광주시립공원묘지 주차장에 내렸다.
허장관은 이어 승용차 편으로 10분 거리인 광주시 북구 운정동 운정저수지로 이동해 농업기반공사 담양지사장으로부터 재해상황을 보고받았다.
허장관은 재해상황 보고가 끝나자 다시 승용차 편으로 광주공항으로 이동해 서울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떠나면서 짧은 광주방문 일정을 마쳤다.
그런데 문제는 허장관이 태풍 메기로 피해가 심한 피해지역은 외면한 채 태풍 피해가 예방돼 별 피해가 없는 운정저수지에서 재해상황을 보고받은 데 있다.
허장관은 태풍피해 보고를 받은 뒤 운정저수지 둑을 폭파해 침수피해를 차단한 특전사 황금박쥐부대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이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하고, 기관표창을 상신하도록 지시했다.
문제의 운정저수지는 태풍 메기의 영향으로 3백밀리미터 가량의 폭우가 내리면서 붕괴 위험에 놓였으나 특전사 황금박쥐 부대원들이 물넘이 둑을 폭파하면서 각종 언론매체에 보도돼 전국적인 화제가 된 곳이다.
특전사 황금박쥐부대 폭파팀은 수몰위기에 처한 운정저수지 아래 2개 마을을 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윤광웅 국방부장관의 표창을 받을 예정이기도 하다.
결국 허장관이 폭우로 주택이 침수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로하기 보다는 전국적인 화제가 된 저수지를 찾아 수해지역 방문을 정치적인 행위로 변질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광주천 부근의 광주시 서구 유덕동 동남아파트 부근 등은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어 사흘째 단전단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물에 젖은 가재도구가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등 사람 사는 곳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도 재난재해를 총괄하는 행정자치부장관이 수해지역의 주민들을 만나 수해피해의 아픔을 함께 하고 이들을 위로하는 대신 화제의 현장만을 찾았다며 지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허장관이 당초 피해가 가장 심한 전남 나주지역을 방문하려 했으나 소방방재청장이 19일 나주를 방문해 나주는 헬기로 순회하는 대신 광주로 방문지역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운정저수지를 방문한 것은 이 곳이 헬기 착륙이 쉽고, 광주의 침수피해 지역이 대부분 물이 빠졌다고 판단해 소방방재청이 운정저수지를 재해상황 보고지로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행자부 관계자의 해명과 달리 서구 유덕동 동남아파트와 부근 주택가는 사흘째 물이 빠지지 않아 여전히 물퍼내기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행자부의 해명을 무색하게 했다.
CBS광주방송 조기선기자(CBS 창사 50주년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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