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6일 당내 정체성 논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내가 중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전남 여수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2년 3개월동안 대표로 있으면서 당을 대신해서 당의 입장을 얘기했다”며 “그게 중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를) 중도로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고 하자 “무의식적으로 옛날에 해 왔던 말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라며 “어떤 부분이 그러냐고 물으면 답을 못하더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익을 위해서 가야할 길,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원칙을 지키면서 이렇게 했다고 설명하면 반론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내용을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승리를 위해 당내 보수색 강화와 중도세력 포섭을 위한 외연확대 중 어느 것이 우선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인만큼 박 전 대표 발언의 본뜻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은 “평소 박 전 대표가 항상 국민과 국가를 바라보고 어디에도 치우침 없이 정책과 노선을 정해온 것을 강조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 전 대표는 당내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한 탈당 요구에 대해 “당을 나가고 들어오고 하는 것은 (정치인이) 자유 의지로 하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정치인이라면 자기 국가관은 이렇고 경제 철학과 대북 관계는 이렇다고 밝혀서 국민이 알도록 해야 당원이나 국민들이 평가하지 않겠느냐”며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을 비방한 괴문서에 대해서는 “내용을 봤다. 황당하다”며 “법률특보에게 의뢰했고 조사를 해서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일정을 소화하는 내내 호남 사투리를 쓰고 호남에 대한 인연을 강조하며 친근함을 과시했다. 그는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초청으로 이뤄진 특강에서 여당의 대량 탈당 사태에 대해 “여당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참 거시기 할 것 같다”며 호남 사투리를 거침없이 구사했다.

박 전 대표는 또 특강에 앞서 남해화학 공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장 준공을 기념해 ‘중화학 시대의 기수’라고 쓴 휘호탑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회사측이 1977년 준공식에 참석했던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사진 4점을 기념으로 증정하자 박 전 대표는 “정말 소중한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환하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