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일 폭정종식 압박 가시화
북한 등 독재국 민주화 위한‘민주주의 증진법’ 미 의회 상정
북한 등 전세계 폭정을 종식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3일 존 매케인(공화)·조지프 리버먼(민주) 미 상원의원과 톰 랜토스(민주) 프랭크 울프(공화) 미 하원의원은 북한 등 전세계 독재국가들을 민주화시킨다는 내용의 ‘민주주의 증진법’(ADVANCE Democracy Act of 2005)을 미 상·하원에 동시에 상정했다.
이 법안은 오는 2025년까지 전세계 독재국가를 모두 민주주의 국가로 바꾸겠다는 것을 목표로 미 국무부와 재외공관들이 민주주의 확산의 본부와 전초기지가 돼 비민주국가들의 민주화에 적극 개입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국무부에 세계문제담당 차관을 총 책임자로 한 ‘민주화운동이행국’을 신설하고 전세계 미국 공관에 ‘민주주의 증진 담당관’을 두어 민주주의 증진 대상국들의 민주화 운동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공관이 없는 북한 같은 나라에 대해서는 이들 나라의 민주화 촉진 활동을 벌이게 될 민간단체·개인들에게 2006년과 2007년에만 총 2억5,000만달러(약 2500억원)를 지원, 대상국의 민주화를 촉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케인 의원은 이날 상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같은 나라는 우리가 자유와 민주주의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대상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가장 억압적인 정권 중 하나로서 지구상에서 자유를 실현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지난해 10월 미 의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법과 함께 김정일 폭정종식을 위한 실질적인 압박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지난 7일 그동안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자세를 취해온 존 볼튼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을 UN주재 미국대사로 임명, UN을 통한 미국의 대북 압박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국제사회는 이란, 북한 등에서 기인하는 위협에 처해 있다”며 “UN은 이 위협을 막고 인권·자유 확산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뒤 볼튼 국무차관이 유엔대사로 이 일을 수행하는 데 적합하다고 밝혔다. 볼튼 차관은 2003년 김정일이 북한을 ‘지옥같은 악몽’으로 만들었다며 그를 ‘포악한 독재자’로 규정하는 등 미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다. 그는 북한 및 이란 핵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하려는 데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이 핵보유 및 6자회담 참가 거부를 선언하는 등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볼튼 차관이 UN대사로 임명된 것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북핵 폐기를 이끌어내려는 미국의 포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이 이날 볼튼 차관에게 유엔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달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이상민 특파원 zzan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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