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베어스턴스 매각과 7월 국책 모기지 업체의 위기, 그리고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등으로 본격화된 금융위기로 국내 증시가 사실상 반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코스피 3000포인트(2008년 증시), 임기 5년 내 5000포인트를 외쳤던 이 대통령. 최악의 경기 침체 국면 속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 볼 수 있을까. 참고로 노무현(173.65%), 김대중(13.94%), 노태우(2.44%) 전 대통령은 재임 5년간 플러스 수익률을 김영삼(-19.61%) 전 대통령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34.94%, 코스닥 41.65% 폭락= 20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지난해 2월 25일 코스피 지수는 시초가 1701.75포인트에서 출발해 19일 종가 기준으로 1107.10포인트로 하락 34.94%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기간 659.35에서 384.67포인트로 뒷걸음질쳐 무려 41.65% 조정을 받았다.

종가 기준 최고가로는 코스피의 경우 1888.88포인트(지난해 5월 16일), 코스닥은 659.28포인트(2월 28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중순 이후부터 시작된 증시 침체로 코스피는 종가 기준 최저가인 938.75포인트(10월 24일), 코스닥은 261.19포인트(10월 27일)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중가를 포함할 경우 코스피와 코스닥의 최저가가 각각 892.15pt, 245.06pt로 파악됐다.

투자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2조1072억원을 순매도해 증시 하락의 주범으로 꼽혔다. 외국인은 지난해 6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 3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종전 기록(2005년, 24일 연속)을 갈아치운 바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시총비중은 코스피의 경우 31.13%에서 28.24%로, 코스닥은 17.01%에서 7.05%로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기관은 16조4205억원, 개인은 7271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연기금은 8조6205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기관 전체 순매수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대통령은 ‘낙관’, 시장 반응은 ‘글쎄’= 성적표는 이 처럼 초라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1년간 국내 증시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후보 기간이었던 지난 2007년 12월 14일 여의도 대우증권 본사 객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에 종합주가지수 3000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기 5년 내에 5000까지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 대통령’을 자처한데다 대표 공약이 ‘747(연평균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이었던 만큼 당시에는 증시 상승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나온 “나는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는 발언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라는 점에서 이후 논란이 됐다. 또한 이 대통령은 1차 금융위기 여파가 거셌던 지난해 11월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포 리셉션에서도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 사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원칙이 그렇다”고 말해 증시 반토막, 펀드 반토막에 신음하던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대연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