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그는 좌익에 의하여 우익으로 분류되었을 뿐, 우리 우익의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협하는 좌익에게는 그렇게 많은 시혜조치를 베풀고는 막상 자신을 지켜줄 우익은 배제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실책은 바로 청와대를 비롯한 인사문제와 공천문제 등이고, 그 다음엔 지원문제다.

우익의 제도권 진출에 있어 가장 쉽게 손 쓸 수 있었으면서도 행실은 정반대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이제 우익은 그를 도와줄 힘도 없을 뿐 아니라 도와줄 마음도 없다. 그에게 어떠한 저주가 내리더라도...

그런데, 5월 중순이면 의례히 거쳐야 하는 5.16과 5.18을 지켜보면서, 박근혜에 대한 실망 또한 금할 길이 없다.

한마디로 이명박보다 너무나 덜떨어진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5.16이야말로 지금의 자신의 존재를 만들어준 계기 아닌가?

그런 5.16을 자신이 참석도 하지 않고 그냥 흐지부지 넘어간 사실에서 자신의 뿌리를 망각한 것이다.

그의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께서 5.16 혁명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집권 이전의 박근혜의 존재를 누가 알겠는가?

기껏 주변사람의 입방아에나 겨우 오르내릴 그냥 장군의 딸일 뿐이다.

젊었을 때 혼담이 오갔을지 몰라도 지금의 집권자가 되기 위한 바탕은 전혀 없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흐지부지하게 보냈던 5.16에 비하여 5.18은 왜 참석하는가.

그리고 거기서 양아치 좌익들이 자신에 대한 독기어린 저주를 담아 열창하는 ‘놈을 위한 행진곡’에다 태극기는 뭣하러 흔들어주고, ‘숭고한 희생’ 따위의 찬사는 왜 보태주는가?

이명박은 집권기간 중에 5.18 행사는 물론 6.15행사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너무나 대조된다.

다가오는 6.15를 기다려 박근혜의 정체성을 판단할 이유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뭣 하러 북괴 측에다 개성공단 재개요구를 하는가.

북괴의 깽판에 의하여 차단되고 우리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문 닫았던 개성공단인데, 금새 태도를 바꾸는가 말이다.

대북전단 날리기를 공권력으로 방해했던 사실과 대조하면, 이미 더 이상 기대할 끈덕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

복지공약도 그렇다.

이명박은 적어도 한반도 대운하가 좌익들에 의하여 부딪히자 4대강 사업으로 방향을 틀어서 4번의 태풍이 지나간 2012년도에 풍수해를 차단하는 위업을 이루었다.

게다가 별도로 4대강 예산을 크게 증액하기 보다는 기존의 토목사업예산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 위주로 하여 국민에겐 별도의 추가부담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에 비하여, 박근혜는 확정액을 추산도 못하는 어마어마한 과잉복지공약을 고집하느라, 일단 추산액을 135조원에 두고는 이를 마련하기 위하여 국방과 건설 등 확정적인 분야에서 82조원을 깍으라며 고혈을 짜내고 있다.

그러면서 “지하경제양성화”란 모토아래 추가세원을 발굴하라고 닦달하고 있다.

“지하경제양성화”?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던 고리사채업자나 조직폭력배 같은 세력으로부터 세금을 걷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뻔히 세금 내고 있는 사람들의 세금을 더 걷는 비열한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

하다못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여 세종시라도 처분하여 재원으로 충단하든지!

그게 아니라도 민주화 유공자라며 반역자들에게 빠져나가는 혈세, 각종 보호나 지원 명목으로 반역단체에 빠져나가는 혈세, 도덕적 해이를 부르는 과잉복지로 빠져나가는 혈세 등 지하경제는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박근혜의 말에 겁먹어주며 말들어주는 선량한 백성들의 고혈만 짜내고 경기를 위축시키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방미 중인 박근혜보다 딸 만나러 미국 간 박지원이 먼저 윤창중 사태를 알아버린 게 버젓이 보도되었다면, 윤창중 사태 주변 관련인물의 박지원과의 독특한(?) 관계를 고려해 봄직도 한데도, 윤창중 해임이라는 헛발길질만 서릿발처럼 해대는 박근혜다.

과연 이번 방미 중에 이명박이 이룬 “통화스왑” 같은 무슨 실적이라도 건졌는가?

그게 아니면 한미연합 작전권 전환 시기를 연장하기라도 했는가?

그래 영어로 연설은 잘 하더라.

박근혜가 5.18에 참석한 것을 두고 북괴가 동해안에 단거리 미사일 3발 발사하는 식으로 축포를 울려준 것 같다.(백령도에서 지진도 발생하였다지)

이런 북괴의 미사일 발사를 가지고 또 무슨 정밀한 평가를 하기에도 입이 아프다.

그저 박근혜의 5.18 참석이 북괴가 보유한 미사일 3개 줄이는데 기여하였을 것이라고 극히 객관적(?)인 평가로 갈음하고자 한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