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깔보는 이명박 시장을 몰아내자!
한글문화연대 대표 김영명
이명박 시장이 취임한 뒤 서울시는 편할 날이 없다. 건설회사 사장 출신답게 서울시를 온통 공사장으로 만들어 파고 부수고 하느라 여념이 없다. 모두 국제적인 환경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가 추진해 온 청계천 복원 사업, 시청 앞 광장 조성, 버스 체계 개편 등은 하기에 따라서 매우 의미있는 사업일 수 있으나, 이것이 정말 국제적인 환경 도시로 가는 길인지 아니면 자신의 토목-건설 편집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인지, 양식있는 사람이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시장은 자신이 매우 능력있고 똑똑한 사람인 줄 알고 있다. 그러한 자신감으로 모든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시민의 반대를 우습게 볼 뿐 아니라, 우습게 보는 사실 자체를 자신의 능력과 추진력의 표상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시장으로서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다. 우선, 그는 서울시를 자기 소유의 개인 건설업체쯤으로 생각한다. 그는 한국 건설 회사들의 무모함과 거침을 서울시 행정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토목 공사들에서 그대로 드러낼 뿐 아니라, 시민 대하기를 마치 건설회사 직원 대하듯 한다. 그래서 중요한 사업들을 앞두고 시민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거나 들어도 무시하기 일쑤다.
그는 공과 사를 구별할 줄 모른다. 자기 아들을 히딩크와 사진 찍게 하느라 공식 일정을 망친 일은 서울시를 자기 개인 회사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새로 조성하는 시청 앞 광장의 모양을 자기 멋대로 갑자기 바꾸고, 시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 취임 2주년에 맞추어 버스 개편을 강행한 것들 모두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증거다.
무엇보다 그는 시민을 깔보는 오만방자한 사람이다. 이는 시장으로서 치명적인 결함이며, 자신에 대한 잘못된 과신과 시 행정과 기업 경영을 혼동하는 무지의 결과다. 그는 정주영 회장이 발탁한 현대건설 사장이 아니라 서울 시민이 투표로 선출해 준 서울 시장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누군가가 자기를 서울시장으로 '스카우트'해 준 줄 안다. 이윤 추구가 목적이며 권위주의적인 사기업과 공익 추구가 목적이며 민주적이야만 하는 자치단체의 차이를 알지 못하니, 그는 정치-행정의 치매 환자임에 틀림없다.
그가 시민을 깔보는 명백한 증거가 이번에 일방적으로 실시된 버스 개편 사업에서 드러났다. 버스 노선의 혼란, 요금 카드의 문제, 요금 인상, 갈아타는 불편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지만, 사실 이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는 개선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시민의 비난이 빗발쳐도 이 시장은 여전히 시민을 깔보는 오만방자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시민이 준비를 안 해서 그렇다'는 망언은 결코 실수가 아니다. 이 시장의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발언이다. 실수라면 그 말을 뱉아버렸다는 것이 실수일 뿐이다.
시민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계획 수정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요구와 80여회에 걸친 언론 비판 보도를 완전히 무시한 것도 시민을 깔보는 이 시장의 오만함을 잘 드러내지만, 그것까지 갈 것 없이 버스 표시 하나만 보아도 시민이 안중에 없다는 점이 너무나 잘 드러난다. 버스를 타 보았거나 시민의 편의을 조금이라고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버스 노선 번호와 중간 경유지를 그렇게 안 보이게 표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그의 머릿속에는 시민이 전혀 없다. 오직 있다면 대권에의 꿈과 자기 과신,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려 뿐이다. 이번 버스 디자인 개편으로 한글은 크게 줄어들고 영문자가 버스를 가득 채우게 되었다. 이는 그가 추구하는 영어 상용화의 한 부분으로서 이를 방치할 경우 우리말 파괴는 가속화될 것이다. 더 중요하게, 이런 한글 죽이기와 영어 남용이 버스 이용객인 시민들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나는 한글 운동가로서 그의 한글 죽이기도 용서할 수 없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시민의 편의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자기 과시와 외국인 배려로만 가득찬 그의 시민 깔보기와 오만방자함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더욱 참을 수 없다.
버스 체계 재검토나 보완 따위로는 이명박 시장의 시민 깔보기를 없앨 수 없고 시민의 불편도 해소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이 시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명박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자신을 뽑아준 시민이 안중에 없기 때문이고, 자치단체를 개인 기업으로 착각하기 때문이고,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가 건설회사 사장으로서 능력을 발휘했는지는 모르나, 서울시장으로서는 자격 미달이다. 더구나 그의 독선적이고 방자한 밀어붙이기 경영은 1970년대 독재 시절에나 어울리는 것이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지금은 2000년대의 민주 시대다. 그가 더 이상 서울 시민을 우롱하지 않고 더 이상 독선 행정으로 서울을 어지럽히지 못하도록 그를 퇴진시키자.
서울 시민들이여, 민주 시민의 힘을 보여 주자!
지금 당장 이명박 시장 퇴진 운동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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