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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수사]도피 배후 의혹 갈수록 증폭
[머니투데이 여한구기자]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해외도피 배경에 외
국자본의 입김도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전 회장측의 한 관계자는 17일 "김 회장이 급하게 잠적하게 된데는 김대중 정권 최고위층의
압력과 더불어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외국자본의 힘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999년 8월 대우가 최종 정리되기 이전까지 구조조정 작업을 거치는 과정에서 97
년 말 외환위기 때부터 사실상 국내경제를 주물러온 외국자본이 정권을 압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계서열 2위 기업에 대해서 그토록 쉽게 해체 결정을 내린 것은 당시 600여개 해외
법인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등 "세계경영"과의 경쟁을 부담스러워한 막강한 외국세력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외환위기와 함께 닻을 올린 김대중 정권이 IMF에 떠밀려 기업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세계경영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온 외국자본의 IMF를 내세운 압력을 수용해 대우그
룹을 "팽"시켰다는 것이 된다.

이어서도 김 전 회장의 존재에 부담을 느낀 IMF가 정권에 압력을 넣어서 최고위층이 직접 김
전 회장의 출국을 강요한게 급하게 출국하게 된 된 배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김 전 회장의 도피 배후를 둘러싼 여러가지 의혹 중 하나일뿐이서 김 전 회장
의 급작스런 출국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김 전 회장은 2003년 1월 미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잠시 떠나있으라고 했다"고 말한바 있다. 또 "당시 정부 고위관리들이 대우몰락에 대한 사
법적 책임을 피하고 귀국후 자동차 회사를 경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출국을 권했다"
고도 언급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지난 14일 귀국후 검찰조사 과정에서 "채권단과 임원진이 잠시 나가 있는
게 좋겠다고 권유해서"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1999년10월 잠적 당시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런 김 전 회장의 진술에 의문이 남는다
.

김 전 회장은 당초 알려진대로 1999년 10월20일 중국 옌타이 자동차 부품공장 준공식 참석 이
후 중국 현지에서 잠적한 것이 아닌 국내로 입국했다가 다음날인 21일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이
후부터 5년8개월간의 해외유랑 생활이 시작된 것으로 그처럼 급박하게 나간 배경이 단지 채권단
의 권유라는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김 전 회장의 측근은 "20일 밤에 들어오셔서 서둘러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직접
말을 하지 않으셔서 정확한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무언가 급한 사정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고 권력의 개입이 존재했음을 시사했다.

다른 대우측 인사는 "김 회장이 출국했던 것은 당시 권력 실세가 최고위층의 뜻이라면서 외국
에 나가 있을 권유했기 때문"이라고 권력층의 의중이 김 전 회장 출국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우가 망하게 된 이유와 연결되는 만큼 구체적인 잠적 배경도 시간을 갖고
차분히 살펴보겠다"며 시원한 답은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전 회장 측 관계자는 "의문에 쌓여있는 출국 배경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게 김 회장이 마지
막 쓸 수 있는 칼인데 쉽게 꺼내겠느냐"며 드러내지 않은 다른 배경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 전 회장도 16일 구치소 수감에 앞서 출국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잠시 머뭇거린뒤 "나
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그의 잠적배경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
다.

여한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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