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판 개똥녀 사건`에 홍콩이 `들썩` [조인스] 4월 말 늦은 밤 홍콩 시내를 달리는 이층 버스 안. 큰 소리로 통화중인 중년 남성에게 20대 청년이 "아저씨, 목소리 좀 낮춰 주실래요"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중년 남성은 사과는커녕 뒤돌아서 다짜고짜 삿대질을 하며 퍼붓기 시작했다.
"나 스트레스 받고 있거든. 너도 스트레스 있을 것 아니야. 그런데 왜 나를 자극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청년에게 쏟아내려는 듯 중년 남성의 폭언은 6분간 이어졌다. 이 장면은 다른 승객이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일명 '버스 아저씨'라는 제목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다운로드 횟수가 500만 번을 넘었고 '나 스트레스 받는다'는 유행어가 됐다. 휴대전화 벨 소리와 랩 가사도로 만들어졌다. 고함치는 그의 얼굴과 대사를 넣은 티셔츠도 나왔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7일 "이번 사건은 현대 도시인들이 스트레스 속에서 사는 각박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줘 반향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홍콩 언론은 몇 주 동안 추적 끝에 중년 남성이 한 때 정치에 뜻을 두었으나 실패했으며, 지금은 레스토랑 홍보 일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홍콩판 개똥녀 사건'에 대해 네티즌들은 우선 중년 남성의 무례를 비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버스 아저씨가 받는 스트레스'에 공감하기도 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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