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재개정" 목소리
열린우리당 내 사학법 재개정 주장이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재개정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당내 중도보수파들의 ‘소신’ 발언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부상하는 사학법 재개정론은 ‘개방형 이사제’를 포함한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내부논의과정에서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당내 중도보수 그룹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이 사학법 재개정에 앞장서고 있다.
안개모 소속 안병엽 의원은 5일 “사학법 국회 통과 당시 충분한 토의를 하지 않았던 점이 없지 않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재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종 의원은 “(재개정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꽤 있지만 당론 때문에 입을 닫고 있는 의원들이 많다”며 내부 기류를 전했다.
오제세 의원은 “사학법 통과를 대단한 개혁인 양 정치적으로만 접근하는 우리당이나 이를 문제삼아 민생법안을 발목 잡는 한나라당이 문제”라며 “개방형 이사제를 포함해 모두 개정할 수 있다는 오픈된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개모 회장인 유재건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독교관련단체 모임에 참석, “현행 개정 사학법은 위헌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손질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안개모는 사학법의 핵심쟁점인 개방형 이사제와 관련, 현행 사학재단 전체 이사정수의 4분의 1로 규정된 개방형 이사의 비율을 축소하자는 절충안까지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재개정 반대’ 입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최근 사학법 재개정 움직임과 관련, 청와대의 ‘전향적 대처’ 주문을 계기로 의원들이 마음 놓고 얘기하는 것 같다”며 “지도부에서 한번도 논의된 바 없고, 분란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교육위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교육위 간사를 맡고 있는 유기홍 의원은 안개모 의원들의 사학법 재개정 요구에 대해 “당의 기조 변화가 있는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는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싸고 계파 간 대결보다 ‘보혁구도’ 논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같은 친노그룹에서도 “재개정과 민생법안의 뉴딜 필요”(김혁규 의원), “재개정 절대 반대라는 당론 찬성”(이화영 의원)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한나라당과의 협상에 앞서 내부 논란을 일단락지어야 한다”며 “이대로 두면 ‘적전분열’로 여권 내 ‘사학법 파동’을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양원보·장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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