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아직도 정신 못차리는 박근혜 前대표

임용빈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등록일: 2008-04-28 오후 1:38:25

한나라당 워크숍과 청와대에서 열린 제18대 국회의원 당선자 초청만찬에 불참하고 '침묵시위'를 벌였던 박근혜 前한나라당 대표가 2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그동안의 현안에 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한결 어두워진 표정의 박 前대표는 간략한 인사말과 더불어 기자들의 일문일답을 통하여 친박당선자들의 한나라당 일괄입당의 의지를 다시한번 확실히 하고는 불편한 심기를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박 前대표는 친박 당선자들의 즉각적이고 일괄적인 복당을 당이 받아들일 경우 당 대표를 뽑는 전대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다. 복당을 전제로 내건 '조건부 전대 불출마' 선언이다. 또한 당의 복당 불허 방침을 비판하면서도 "결국 사적 감정때문이다. 경선 때 저를 도왔던 것에 대한 괘씸죄에 걸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가 고수하고 있는 복당 불허 입장에 이 대통령측의 '박근혜 죽이기'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박 前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측을 바라보는 일관된 정서는 '불신감'이다.상대방에게 신뢰가 결여돼있는 상황속에서는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정치공작으로 보이게 마련이다.한나라당 공천불복도 따지고 보면 이와같은 '불신감'에서 시작되어 겉잡을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그러나 진행되온 경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박 前대표의 무리한 감정과 논리전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지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때부터 네거티브 경선을 일방적으로 주도해온 측은 박 前대표진영이었다.지금도 일부 박 前대표측 팬클럽이 반발하는 경선룰의 변경역시 강재섭 대표가 밝혔듯이 오히려 박 前대표측에게 유리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대선기간 당시 박 前대표의 처신 역시 이명박 대통령측으로서는 분통을 터뜨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마지못해 자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박 前대표의 모습은 한나라당 지지자나 국민들의 뇌리에서 쉽사리 잊혀지지 못하고 있다.게다가 '박사모'에서는 경선불복 소송등 각종의 안티 이명박 활동을 전개하는 것도 부족하여 급기야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전위대를 자처하였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박 前대표의 '몽니'는 변함이 없다.정치적 경쟁자를 대하는 기본적인 의식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박 前대표는 새겨들어야 한다.정작 화를 내야만 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말이 없다.이건 다시말해 이 대통령도 박 前대표를 곱게 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소위 '황제 테니스'사건을 겪으면서 정치권의 네거티브와 음해공작관행을 뿌리부터 뽑아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한다.그렇기에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BBK'관련자 관용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배경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 것이다.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이대통령을 끝까지 괴롭혔던 BBK 사건도 기초적인 원인 제공자는 박근혜 前대표이다.그렇기에 부패비리,음해.흑색비방등 정치권의 고질적인 낡은 관행을 혁파하려는 이대통령의 의지를 박 前대표는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공천파문등 야당의 공천비리를 검찰에서 예상외로 강도높게 수사하는 것을 단순히 야당에 대한 정치탄압이라고 몰아붙이기에는 어딘지 어색해 보이는 것도 바로 위와같은 이유가 있기때문이다.

정치권 일부에서 박근혜 前대표의 정국인식에 문제가 많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차기대권을 바라는 박 前대표는 유념해야 한다.노무현 前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시작된 박 前대표의 정치적 리더십과 대중적 인기는 분명히 포지티브 리더십이 아니다.정상적인 경우가 아닌 상황에서 탄생한 기형적이며 일시적인 리더십이라고 봐야한다.

계보정치를 타파했다고 자랑하는 박 前대표가 누구보다도 자신의 계파챙기기에 열성적인 모습을 이번 18대 총선전후를 통해 보인 점은 앞으로 두고두고 짐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원칙을 중시한다는 그간의 주장도 '자신들만의 원칙'으로 폄하된 상태이다.

차기국회 개원에 이어 열리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대표출마여부를 흥정조건으로 친박연대등의 일괄복당을 요구하는 것은 전형적인 '나눠먹기식'정치이다.원칙은 물론이고 '민의'를 받아들이라는 말에도 反하는 구태정치이다.자신으로 인해 낙선한 동료들의 처지를 한번 생각해봤다면 함부로 요청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박 前대표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어림잡아 60여명에 이르는 '범박계' 의원들이 한나라당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는 뻔한 일이다.차기대권 투쟁에만 몰두하여 한나라당을 정치투쟁의 아수라장속으로 끌고 가려 할 것이며그 속에서 이명박 정부는 속만 태우는 꼴이 될 것이다.

박근혜 前대표는 자신의 계보의원들을 챙기기에 앞서 먼저 국민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해야 한다.솔직히 이번 총선을 진흙탕 선거로 만든 일차적 책임이 박 前대표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公당을 私당화한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은 박 前대표이기때문이다. 663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