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 대통령 ‘정치 속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6개월을 즈음해 점차 정치권 안으로 재진입하는 양상이다. 최근 ‘감세’ ‘KBS사장 해임’ ‘진보와 보수’ ‘건국절’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공보비서관은 22일 “봉하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질문을 많이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은 시민민주주의 시대에 인식해야 할 의제를 국정경험을 가진 한 시민으로서 발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감세정책에 대해 “세금을 깎아서 경제가 성장한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세금 깎는 것은 20%에게 득이고, 80%에게는 손해”라고 말했다. 정연주 KBS 사장 해임에 대해서는 “사장이 배임했다는데, 부당하게 이득을 본 사람은 국민이다. 상대가 정부니까”라며 “정부가 덕을 보고, 국민이 덕을 봤는데 문제 삼는 것은 해괴한 논리”라고도 말했다.
‘건국절’ 문제에도 “정부 수립 역사에 대해 역사적 관점에서 비판이 많았고 그 이후 일어난 여러 사건에 의해 정통성에 관한 시비가 많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1948년 정부 수립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퇴임 직후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껴왔던 점에서 최근 발언은 ‘원론 수준’이지만 현안을 언급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10월4일 서울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식’ 참석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이광재·서갑원·이용섭 의원 등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정치인과 측근들로 구성된 ‘청정회(靑政會)’도 26일 봉하마을을 방문키로 했다. 정치권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행보다.
봉하마을 측은 “노 전 대통령 관심의 90%는 살기 좋은 농촌마을 만들기이고, 나머지는 시민민주주의 발전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부정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지율 10%대의 존재감마저 희박한 상태로 그친다면, 친노 측이 다시 세력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최우규기자>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08-22 18:03 | 최종수정 2008-08-2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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