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노무현의 대립

위 두 사람은 전, 현직으로 지난날 아래와 같이 대립 관계가 본격화된 것은 현 정부 출범 직전인 인수위 시절부터이며 이후 갈등 관계가 점점 심화돼 왔었다.

1. 이명박 서울시장 국무회의 멤버 제외

2002년 당시만 해도 이명박 시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했으나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서” 국무회의 멤버에서 빼버렸다. 이에 한나라당은 “서울시장이 야당이어서 그런 것 아니냐”라며 반발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적은 있었다. 참여정부와 달리 새 정부 출범 후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국무회의에 참여시키고 있다.

2, 행정수도 이전문제로  대립

노무현 대통령은 이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추진한 청계천 복원 공사를 칭찬하고 개막식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기까지 했다. 또한 이대통령도 서울시장 때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회창 총재와 노무현 대통령 중 그래도 노대통령이 인간적이라고 본다.”라고 화답했다.

그러던 두 사람이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유력한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행정수도의 지방 이전을 극력 반대했다. 이에 질세라 노무현 대통령은 이전의 당위성을 거듭 주장하며 설전을 벌였으나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 후 2007년 6월 노무현 대통령은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걱정하니 좀 끔찍하다” “대운하를 민간 투자하겠다는데 제정신 가진 사람이 대운하에 투자하겠습니까.”라고 이명박 후보의 대선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BBK사건으로 ’김경준 대표와 함께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여 있었고, 이 후보 측은 허위 재산신고, 상암동 DMC 특혜 의혹, 다스 지분과 관련된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BBK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의 혐의가 없다고 발표하자 청와대는 법무부에 검찰지휘권 발동을 지시하며 재수사하라고 호령했으나 법무부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참으시라고 말렸다.

모든 혐의에서 벗어나고 결국 2007년 12월 19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500만 표 이상 차이로 크게 제치고 대한민국 제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당선 직후 2007년 12월 28일 청와대에 찾아간 이명박 당선자가 자기 일가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린 이유를 캐묻자 노 대통령은 극구 부정하며 화를 내기까지 했다고 한다.

3, 인수위 활동 놓고 대립

이명박 대통령 취임 전 구성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에 ‘연도별 당선자 공약 실천 계획’, ‘규제 개혁 방안’, ‘예산 10% 절감 방안’, ‘산하기관 합리화 방안’, ‘각 부처별 현황과 최근 5년간 주요정책 평가’ 등의 자료를 요구하자 청와대 측은 인수위의 점령군 식 요구가 부당하다며 무시했다.

2008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내가 보기엔 문제가 있지만 이 정도면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경제인데 왜 자꾸 살린다고 할까. 죽은 놈이라야 살리는 것이지 산 놈을 왜 살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당선인을 비꼬면서 “경제가 특효 처방만 하면 쑥 크는 것이냐. 토목공사만 큰 거 하면 우리 경제가 사는 것이냐” “교육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며 웃긴다는 듯이 나무랬다.

며칠 후 인수위가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자 “이전 정부에서도 조직개편이 있었지만 이렇게 대폭적인 개편을 하면서 국회 동의도 없이 넘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선거에서 이겼다고 백지 위임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각 부처의 당위성을 거론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강하게 다그쳤다.

4, 한미 FTA 문제로 대립

 4월 들어 정부는 한미FTA 체결의 선제 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쇠고기’만을 수입하겠다고 했지만 전면적으로 수입하겠다고 수정 발표했다.

이때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내에, 그리고 OIE(국제수역사무국)에 합당하면 하겠다고 했는데 안 하고 간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을 설거지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월 7일 청와대 상춘관에서 열린 기독교지도자 오찬간담회에서 “참여정부 시절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을 것”이라며 협상 논란을 노무현 정부의 탓으로 돌려버렸다.

이후 정부는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강행하자 집회의 성격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아닌 좌경 불순 세력의 개입이 되고 시민들은 쇠고기 졸속 협상에 대한 비난을 비롯해 대운하 반대, 의료민영화 반대, 공교육 등을 외치며 무려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촛불시위로 광화문일대가 무정부상태에 이르러 경찰력을 총동원해 실력 저지에 나섰다.

이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그 많은 촛불을 산돈은 어디에서 나왔느냐”라며 촛불시위 배후로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을 지목하기 시작했다.

5, 청와대 기록물 유출 사건 대립

7월 16일에 청와대 측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인 봉하마을로 내려가면서 37만 건의 국가기록을 가져갔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노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열람권은 가지고 있지만 장비(인터넷 전용선 등)가 준비되지 않아 임시적으로 사본을 가져온 것”이라며 “이는 사전에 청와대와 협의를 한 부분”이라고 무슨 소리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자료의 무단 유출”이라며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업무에 지장이 있다”고 이호철 전 민정수석을 고발했고, 검찰은 온세통신을 비롯한 서버 관련 업체를 압수수색하였고, 국가기록원 관계자들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가 조사하자 노 전 대통령은 마침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이미 퇴직한 비서관, 행정관을 고발하는 마당에 어떻게 버티겠느냐”며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을 원망했다. 결국 봉하마을에서 운용되던 이지원 시스템은 대통령기록물 사본이 담긴 하드디스크와 함께 대통령기록관에 반환되고 말았다.

노 전 대통령은 서신을 통해 "내 지시를 따랐던 힘없는 사람들이 어떤 고초를 당할지 알 수 없는 마당이니 버틸 수가 없습니다". "모두 내가 지시해서 생겨난 일입니다. 나에게 책임을 묻되, 힘없는 실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이 서신에서는 최근 공개된 노 전 대통령의 유서와 비교해볼 때 매우 유사한 점이 발견된다.

“최근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 같다. …중략…지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부정부패를 한 것처럼 비춰지고 가족, 동료, 지인들까지 감옥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게하고 있어 외롭고 답답하다. …중략…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이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

유서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핍박받는 것을 너무나 괴로워했다. 국가기록물 유출사건도 마찬가지였다. 이때도 노 전 대통령은 백기 투항의 이유로 ‘주변 사람이 받게 될 고초’를 들었다.

그런가하면 노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나의 국정 기록을 내가 보는 것이 왜 그렇게 못마땅한 것입니까"라고 쏴 부쳤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겠다던 약속을 지키라고 이대통령을 비꼬기도 했다. 끝으로 노 전 대통령은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섭니다"라며 편지를 마쳤고, 끝머리에 ''16대 대통령''이라고 썼다.

6, 비극을 부른 ‘박연차’ 게이트

국세청은 7월 30일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3개월여 만인 11월 박연차 회장은 탈세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고발을 당했고 12월 12일 구속되었다.

앞선 4일에는 노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 씨가 구속되었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도 3월 말 두 차례에 걸친 소환조사 끝에 26일 구속됐다. 4월 10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 씨가 체포되었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도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수감되었다.

4월 11일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가 부산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아들 노건호 씨도 귀국해 세 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21일에는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구속되었다. 30일에는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직접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달 11일에는 딸 정연 씨 부부가 조사를 받는 등 노 전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초토화됐다.

노 전 대통령은 권 여사의 재소환이 예정됐던 23일 유서를 남기고 사저 뒤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자살이유로 여러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자신의 유일한 정치자산 으로 여겼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자존심과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아들과 딸, 최측근들까지 총망라하여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이 그로 하여금 극단적으로 투신이라는 선택을 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벌써부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일부 좌파시민단체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 압박으로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면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정국은 소용돌이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