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9억원 꿀꺽? 본인이 직접 해명하라!
한명숙 전 총리가 뇌물수수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곽영욱 씨가 진술한 내용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하긴 아무 증거 없이 입으로만 5만 달러를 줬다고 했으니 그게 무슨 법적효력을 갖겠는가?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라. 아무리 증거가 없다지만 그래도 명색이 대한통운 사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특정인을 지목하여 5만 달러를 주었다고 거짓말을 하겠는가? 곽씨가 미치지 않고서는 그럴 수가 없다. 그러나 어쩌랴.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걸.
한명숙 전 총리는 비록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우리는 다 안다. 양심의 법정에서는 결코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재판부는 곽 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아 무죄를 선고했지만, 한 전 총리의 진술 내용이야말로 신빙성이 전혀 없다.
곽영욱 씨를 잘 모른다면서 곽 씨 아들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고, 골프장에 가기는 갔지만 동생 따라다니면서 구경만 했다는 배꼽 빠질 변명이나 하고, 곽영욱 씨에게 돈을 한 푼도 안 받았다면서 곽영욱 씨가 회원인 제주도 고급 골프 빌리지를 26일간 사용하여 1,700만원어치의 숙박비를 쓴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그러나 어쩌랴. 5만 달러를 건넸다는 확실한 물적 증거가 없는 걸. 검찰은 재판부의 무죄판결에 즉각 “재판부의 판단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지만 정황적 증거만으로는 법적효력을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다. 이대로 그냥 끝날 것인가?
그러나 한 전 총리 재판결과를 하루 앞둔 8일, 검찰이 부도상태인 건설시행사 H건영 채권단의 제보로 한명숙 전 총리가 H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기사가 매스컴을 강타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건설시행사 H건영과 자회사인 K사, 그리고 두 회사를 회계 감사했던 회계법인 3곳 등 모두 5곳을 압수수색하고, 사기분양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H건영 전 대표 한모(49세) 씨를 최근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한모 씨는 검찰 조사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서너 차례에 걸쳐 현금과 달러화를 섞어 모두 9억여원을 건넸으며 9억여원 가운데 현금은 경선자금 명목이었고, 달러화는 한 전 총리 아들의 유학비용 명목이었다”고 돈을 건넸을 당시의 정황, 용도, 전달방법까지 자세하게 진술하였으며, 2008년초 회사의 자금 사정이 나빠져 부도위기에 처하자 한 전 총리가 2억원 가량을 되돌려줬다는 진술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국회의원(고양·일산갑) 시절 보좌관을 지냈던 김모(여)씨를 곧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한 전 총리의 ‘집사’ 역할을 하면서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받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H건영이 한 전 총리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의원 사무소 비용을 대납하고, 한 전 총리의 차량 리스 비용까지 내준 정황도 확보했다.
이렇게 검찰수사가 활기를 띠자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검찰이) 마치 이성을 잃고 술에 취해서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처럼 섬뜩하다”고 비난했다. 채권단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이성을 잃고 술에 취해서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인가? 그러면 검찰이 직무유기를 하면서까지 한 전 총리의 비리혐의를 모른 체 하란 말이냐?
자, 이제는 당사자인 한명숙 전 총리가 이에 대한 해명을 할 차례다. 한 전 총리는 5만 달러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검찰에 소환되어 피의자신문을 시작할 때부터 묵비권을 행사해 왔다. 한 전 총리가 정말 떳떳하다면 왜 묵비권을 행사하겠는가? 나 같으면 억울해서 방방뜨며 곽영욱 씨를 '명예훼손죄'로 고발했을 것이다.
한 전 총리는 이제 5만 달러의 열배가 넘는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또 다시 검찰 수사대상에 올랐다. 이번에도 ‘모른다’ ‘안 받았다’ ‘검찰권 남용이다’로 일관할 것인가? 한 전 총리가 정말 결백하다면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본인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H건영 전 대표였던 한모 씨와의 대질신문을 요구하라. 또 다시 ‘묵비권’과 ‘증거불충분’으로 법망을 피하려 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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