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하늘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송두율 교수는
조국의 캄캄한 하늘을 보았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철학자 '경계인'으로서
독일시민권마저 포기하고
30년만에 어머니의 품속 같은 조국이 그리워
단숨에 새처럼 날아 왔건만, 멍청한 조국은
마치 동물원의 '짐승'처럼 잡아 가두었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참 못난 조국입니다
분단반세기동안에 얼마나 많은 기득권자들이
안방 드나들 듯 북한을 넘나들었건만
자나깨나 '조국통일' 염원하고 비판하며
남북학술회의 참석한 업적마저도
국가보안법 잣대를 들이대고 올가미를 씌워
1심에서 징역 7년을, 다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개전의 정이 없고 죄질이 무거운 피고인에게 징역 7년형은 너무 가벼우니 1심 구형처럼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라고 구형한 판결을 보노라니
참으로 철딱서니 없는 재판놀음 이로구나
그렇다면 송교수의 최후진술을 들어보자
"국가보안법은 '자기최면제'입니다. 이 법에 의해서 지켜질 수 있다고 믿는 자유민주주의가 바로 이 법에 의해 무자비하게 훼손되고 있는 모순조차 바로보지 못하게 만든다"
또 "지난 반세기 넘게 진행됐던, 정말로 유치한 상호비방 방송이 휴전선에서 멈춘 것처럼 국가보안법도 이번 재판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리라 믿는다"
라는 철학자다운 지적을 '마녀사냥'에 혈안이 된 검찰의
머리로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참으로 누가 만든 국가보안법이었던가
이 '악법 중의 악법' 때문에 얼마나 많은 '민주인사'가
감옥살이를 하였고, 고문도 당하고 죽어갔던가
이 악법의 먹장구름이 무겁게 드리워져
조국의 하늘은 늘 캄캄하였으므로
백성들의 가슴은 무너졌고
반세기 넘도록 조국통일의 빛을 보지 못했으며
'깡패국가'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 아닙니까
부끄러운 7월의 캄캄한 하늘아래
17대 국회는 '보안법철폐'를 당신들의 밥그릇처럼
계속 끌어안고 갈 것인가
공개투표로 당장 용도폐기 시키지 않고
'개정(改定)'의 눈속임으로 미련을 갖는다면
당신들이야말로 반만년 역사의 죄인입니다
하늘의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캄캄한 하늘 저 구름 속 위에는
인류의 인권을 밝혀주는 태양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땅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저 구름 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자기들만의 '천국' 나들이를 즐기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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