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폭발사고, 풀리지 않는 의문들!
경찰, 아직 ´점화원´ 찾지 못해..
2005-09-05 13:44:10
대구 목욕탕 폭발사고의 원인이 지하 기름탱크실에 가득차 있던 유증기에 화기가 접촉하면서 생긴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지만, 점화원 등 여전히 의문점들이 남아있어 풀어야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브리핑에서 유증기로 인한 폭발이 일어나게 된 최초 점화원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따라서 점화원이 무엇인가에 수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점화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은 전기스파크, 모터 과열 등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밀감식에 참여한 전기안전공사측은 지하에 조명시설 외에 다른 전기시설이 없어 전기가 화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지만 당시 지하에 유증기가 퍼져 있었던 것으로 미뤄 작은 스파크 하나로도 불이 날 가능성이 있다.
또 폭발의 중심이었던 지하 기름탱크실 내에 배수펌프가 있었던 것으로 미뤄 사고당일 배수펌프가 작동하면서 모터과열로 발생한 불티가 폭발을 부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사고 당일 오전 지하층을 둘러봤던 전 보일러 기사 신모(59)씨가 당시 배수펌프를 가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실제 가동 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담뱃불 등 사람에 의한 실화나 방화 가능성도 있다.
누군가가 유증기가 퍼져 있던 보일러실 등 지하층에서 담뱃불을 붙이다 발화했을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은 불이 붙는 순간 폭발이 순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지하에 사람이 있었다면 1층까지 올라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판단, 사람에 의한 점화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인화점이 낮은 유증기가 더운 날씨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화해 폭발로 이어졌을 경우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기 중에 노출된 물질이 외부의 불씨나 이상가열 등 고온접촉에 의하지 않고, 물질 고유의 성질로 스스로 발열반응을 일으켜 불이 붙는 현상을 ´자연발화´라고 부르고 있고 예전에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여름이면 가끔 무기고나 화약고 등에서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욕탕 폭발의 중심은 지하 기름탱크실인 것으로 경찰의 1차 정밀감식 결과 드러났지만 천장이 파손되고 벽이 쓰러지는 등 폭발로 인한 붕괴가 가장 심했던 곳은 기름탱크실이 아닌 지하다방이었다.
지하다방 천장 붕괴로 인해 다방 바로 위에 있던 미용실의 바닥이 지하로 내려앉으면서 미용실에서만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참극을 빚었다.
일부에서는 지하다방의 붕괴가 가장 심각했으며 보일러실과 맞닿아 있는 다방의 벽이 보일러실 쪽으로 넘어가 있는 것으로 봐서 지하다방에서 최초 폭발지점인 기름탱크실보다 더 큰 2차 폭발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지하 기름탱크실에 가득차 있던 유증기가 문틈을 통해 다방과 보일러실, 물탱크실 등 지하층 전체로 퍼져나갔기 때문에 지하층에서 심한 폭발이 일어났을 뿐 다방이 폭발의 중심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또한 다방에서 파손과 붕괴가 가장 컸던 이유는 다방 천장과 벽이 다른 쪽에 비해 약한 건축자재를 사용해 폭발이 일어나면서 폭압이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다방 부분으로 충격을 가하면서 가장 피해가 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여전히 확인 되지 않고 있다.
가스에 의한 폭발은 없었다는 경찰 발표와는 달리 지하 다방에서 가스에 의한 2차 폭발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스로 인한 폭발력이 유증기로 인한 것보다 크기 때문에 폭발이 일어날 때 인근 가구의 유리창이 심하게 파손되고 폭발음이 1㎞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천둥소리처럼 생생히 들렸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볼 때 가스에 의한 또다른 폭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경찰은 지하 다방이 영업을 하지 않은지 한 달이 지났다고 밝혔지만 누군가가 다방을 드나들면서 가스레인지 등을 사용했을 경우의 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과수와 함께 합동정밀감식을 벌인 가스안전공사 측은 사고 건물 지상에 설치된 LP 가스용기(20ℓ용)에서 지하다방으로 가스배관이 연결돼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으나 가스누출자동차단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고 배관에서 가스누출 형태가 없었던 점, 또 가스레인지도 사용되지 않고 중간밸브도 잠긴 점 등으로 미뤄 가스에 의한 폭발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경찰은 가스에 의한 폭발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다방 업주와 종업원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밖에 사고 당일 오전 지하 보일러실에 방문했던 전 보일러기사 신씨가 상당한 양의 유증기가 지하실에 쌓여 있었는데도 냄새를 맡지 못했던 점도 의문점으로 제기된다.
신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오전 9시40분께 목욕탕 주인 정씨의 부탁으로 지하보일러실 냉탕 정수기 필터를 청소해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유증기가 쌓여 있었다고 하더라도 신씨가 일반적으로 보일러실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기름냄새로 알고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고 냉탕정수기는 기름탱크실 반대쪽에 있어 눈치채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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