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2008년 완전철수한다
[조인스]
미 군사전문 언론인 리처드 핼로란 전망
2003년에도 주한미군 감축 최초 보도한 전문가 "미국은 2008년 이후 주한미군을 완전 철수할 것"이라고 미국의 군사전문 언론인 리처드 핼로란이 28일 전망했다.
군사 전문언론인인 핼로란은 외교.안보 전문 웹사이트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eal Clear Politics)'기고문에서 "미 국방당국은 2008년 이후에 상징적인 부대만 남겨 놓거나 전면적인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핼로란은 2003년에도 주한미군 감축을 최초로 보도했다. 당시 미국방부와 한국정부는 그의 보도를 부인했으나 실제로 미군은 감축, 그의 보도가 사실로 입증됐다. 미국은 2004년 8월 주한미군 병력 3600명을 이라크로 차출한 데 이어 2008년까지 주한미군 1만2500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핼로란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주한 미군 감축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 주한 미군은 현재 2만9500명으로 이 중 1만5000명은 2사단 소속이고 1만 명은 7공군에 배치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인원은 병참.통신.정보.그리고 소수의 해군과 해병대 병력이다.
미 국방부는 이미 2008년 9월까지 주한미군 병력을 2만5000명 선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내부적으로 2008년 이후 소규모 상징적인 부대만 남겨 놓거나 또는 완전 철수를 고려중이다. 미국의 한 고위장성은 버웰 B 벨 현 주한미군 사령관에 대해 "그의 임무는 한국에서 급한 불을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 내 점증하는 반미감정 등 5가지 이유로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첫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여파로 미군은 병력이 부족하다. 주한미군도 조만간 이라크로 추가로 차출될 공산이 크다. 둘째, 미국이 해.공군만 지원해도 한국군은 북한의 남침을 막을 정도로 강해졌다. 셋째, 노무현대통령으로 촉발된 한국의 반미주의도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한 이유다. 넷째, 한국 정부가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일 뿐만 아니라 중국에 호의적이고 일본에 비판적이다. 다섯째, 이라크 전비(戰費)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주한미군 전력 증강에 사용한다고 발표했던 110억 달러도 한국이 아닌 미군의 태평양 전략거점이 될 괌 미군기지에 사용될 것이다.
한편 미 국방부는 핼로란의 기고문에 대해 "추측에 불과하다"며 부인하고 있다. 한.미 군사관계를 다루는 행정부의 한 관리는 29일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지 않은 사실과 다른 얘기"라며 평가절하했다.
이 관리는 이날 기자와 만나 전시작전권의 한국 이양을 계기로 한.미 연합사가 해체되면 주한미군이 추가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 "전적으로 틀린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시작전권 이양 등 최근의 한.미 동맹 재편 논의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군의 미래 전략 차원에서 꼭 필요한 것으로 일각에서 말하는 '한.미 동맹 와해'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시작전권이 한국이 이양되더라도 주한미군은 추가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의원협의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27일 "미 국방부 내에 전시 작전통제권이 한국 정부에 이양될 경우 주한미군 감축을 통해 사실상 한미 동맹을 하향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딕 체니 미 부통령도 27일"한반도에 대한 약속, 평화와 안보 등 친구에 대한 약속은 깨질 수 없는 것(unbreakable)으로 미군을 계속 한국에 주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휴전협정 5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미군 수만 명이 지금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는 계속 주둔할 것"이라며 밝혔다.
앞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워싱턴을 방문하고 돌아와 27일 서울에서 "전시 작통권 환수 시기는 한미간 합의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과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오는 9월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역할과 규모 등 전반에 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 국방부 내에는 전시 작통권이 우리 정부로 완전히 이양될 경우 주한미군 감축 등을 통해 사실상 한미 동맹 수준을 하향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전시 작통권이 이양되면 주한미군이 철수, 주일미군 사령부에 배속될 것'이라는 미 의회 조사보고서도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었다.
☞리처드 핼로란=1972년부터 20년 이상 뉴욕타임스의 도쿄 특파원을 지낸 군사 전문 언론인이다. 74년 8월에는 서울에서 육영수 여사의 암살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94년 일선에서 물러나 하와이에서 미국의 아시아 정책과 군사문제에 대해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아시아에 대한 7권의 저서가 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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