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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표적수사라니… 측근 여성이 고발했는데"
검찰, 민주 김 위원의 비난에 냉소적 반응

손진석 기자 [email protected]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검찰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영등포 당사에서 2008년 11월 2일 표적수사이며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농성을 3일째 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김민석(44) 최고위원이 검찰을 "정권의 개"라고 비난하며 "표적수사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검찰은 공식 반응 없이 맞대응을 피하고 있다.
6일 오후 기자단과 산행을 한 임채진 검찰총장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 내부를 들여다보면 김 최고위원의 공격에 대해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체로 분노를 표시하기보다는 "실소(失笑)를 금치 못하겠다", "가련하다", "말로(末路)가 걱정된다"는 등 시큰둥하거나 코웃음 치는 반응이 대세다.

검찰의 이 같은 분위기는 이번 수사가 김 최고위원 주변 인물의 제보에 따라 시작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여름 김 최고위원과 가까운 사이라는 한 여성이 김 최고위원이 돈을 받은 경위와 관련해 제보를 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꼼꼼하게 챙긴 관련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첩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수사가 시작된 게 아니기 때문에 "표적 수사"란 주장에 대해 다툴 여지조차 없다고 검찰은 일축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애초에 이 여성이 검찰에 자신을 고발했다는 것을 몰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달 개성을 방문하려다가 출국금지 된 사실을 알게 되자 스스로 수사 받고 있다는 것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한 검찰 간부는 "민주당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이 주변인의 '고발'에 따라 수사 받는 것을 모르고 섣부르게 감싸려 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여성에 대해서는 자세한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김 최고위원을 지근에서 보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올해 초 김 최고위원이 18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소 거리를 두자 인간적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여성이 폭로성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 최고위원은 친구 박모씨로부터 받은 2억 원에 대해서는 "탈나면 빌린 것이라고 하면 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른바 몰래 자신을 도와준다는 '키다리 아저씨' 문모씨로부터는 차명계좌를 통해서만 2억 7000만 원 가량을 송금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코너에 몰려 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이들 증거가 검찰이 수사로 밝혀냈기보다는 제보한 여성이 애초에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김 최고위원이 받은 돈이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것을 증명할 여러 '카드'를 쥐고 있다고 밝혔다.
한 검찰 관계자는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게 되면 정치 생명이 끝난다는 절박함 때문에 검찰을 걸고넘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스스로 수렁에 들어가겠다는데 굳이 우리가 카드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며 자신만만해했다.

법원은 13일까지 유효한 구인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강제구인 대신 김 최고위원이 자발적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권유할 계획이다.

입력 : 2008.11.07 06:51 / 수정 : 2008.11.07 11:00 682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