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반란 속에 나도 있었던가?

내가 좌익활동을 했으면 감방에 왔겠는가?

......중략. 잠자리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는다. 아직 감방생활에 익숙하지가 않다.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3일간의 일들이 꿈만 같이 느껴진다. 내가 알고 살았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그런 3일간의 일이었고, 이제는 그 지난 3일에 대한 복기를 할 시간인 것 같다. 분통이 터져서 죽을 것만 같다...... 그렇게 2.5평안의 작은 방에서 6명의 미결수 속에 누워 있었다.

3월 25일은 내 인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날이 된 것이다. 체포영장을 가지고 온 세명의 수사관들에 의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바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기다리는 경우가 있는가? 내가 무슨 큰 죄를 저질렀는가? 3월초 압수영장을 가지고 와서 컴퓨터 본체를 가지고 갈 때부터 내 신세는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검찰청 유치장에 대기하다가 다시 양천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되어서 이곳 영등포 구치소에 누워 있는 현실은 꿈이 맞을 것이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아마 사람들이 화병으로 죽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런 경우에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어나 앉았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안았다. 관자놀이를 찌르고,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지고 문질렀다. 누군가가 일어났다. 서열 4위인 최연장자인 장**씨다. 조용히 자신의 입에 검지를 세우면서 조용하라는 뜻을 전해 왔다. 그리고는 자신의 관물함을 뒤져서 종이를 찾아서 창살에 비치는 희미한 불빛 아래서 무언가 끌적여서는 나에게 읽어 보라고 했다.

2.5평 방안에 있는 동거인(?)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글이다. 방장을 비롯한 서열을 알려주고 그들의 성격들을 알려 주었다. 속으로 웃음이 나왔지만, 눈인사를 나누면서 필담을 이어갔다. 그 양반은 호적나이가 64세이고 실제나이는 66세라고 했다. 한살 차이로 고령자방에 가지 못하고 이곳에 있다고 했다. 방장에게 당한 설움을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필담은 한참이나 계속되었다.

그분은 잠을 청하기 위해 누웠다. 나는 그냥 앉아서 다시 생각속으로 분노속으로 들어갔다. 결론을 내렸다. 포기. 그렇다. 현실에 적응하기로 했다.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마것도 없다는 것을 느꼈고, 그것은 포기였고, 이 상황에서 분노속에서 헤엄친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즐기자. 영등포 구치소라는 곳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어떤 결과를 가지고 이곳을 벗어날지는 모르지만, 그날까지 마음 편하게 구치소 생활을 즐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편안했다. 두어시간 지나면 기상시간이다. 눈을 붙이자......

이렇게 어수선하게 지낸 신입방에서 '경제방'이라는 생소한 곳으로 옮겨왔고, 나처럼 '명예훼손'이라는 죄목으로 구속된 예는 처음이라는 소리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들으면서 말이 좋아서 경제방이지 순 사기꾼들틈에서 생활하게 된 것이다. 나와 같은 죄목으로 구속된 경우가 없기에 빈틈을 비집고 엉뚱한 방이지만 빈자리를 차고 들어 앉은 꼴이 된 것이다. 그들 눈에는 나는 이방인이었고, 특별한(?) 취급을 받았던 일에 대해 이해가 갔다.

소환장을 받아본 적도 없고, 검찰 조사를 위한 받아 본적도 없고, 어느날 압수수색영장을 봤고, 갑자기 체포영장을 들이밀고 잡아가버렸고, 그날 구속영장실질심사를 거처 영등포 구치소에 수감된 것이다. 죄목은 "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이었기에 수사절차나 속전속결같이 이뤄지는 일들은 이미 '구속'이라는 약속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 같았다. 상대가 4선의원이고, 김대중의 비서실장 출신에다가 좌익종북을 추종하는 국회의원이라서 그랬나? 남부지검과 남부법원이라서 그랬나?

좋다. 일단은 이곳에서 벗어나고 보자. 반드시 복수는 할 것이다. 내 가슴 속에는 '와신상담'이라는 고사성어를 차곡 차곡 쌓아가기 시작했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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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쓰고 있는, 폐기될지도 모르는 습작이 될런지는 모르지만, 글 속의 한 부분이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만약 내가 좌익활동을 하다가 잡혔으면 명예훼손 같은 허접스러운 죄목으로 구속까지 되었겠나를 생각한다.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약식기소 정도로 해서 벌금형에 처해지는 것인데, 부당한 대접을 받으면서, 정상적이지 않는 수사절차를 거치면서 구속되지는 않았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필자가 구속되어서 화병이 날 것 같았던 경험을 했지만, 나와 같은 그런 부당한 대접을 받는 우익인사들이 즐비하게 있고, 폭동과 폭력에 연루된 좌익들의 솜방망이 처벌을 보면서 분명한 것은 "사법부는 좌편향적인 곳이다"라는 확고한 믿음이다. 우리법연구회와 그 배후, 또한 그들에게 눈치를 보는 판결을 할 수 밖에 없는 판사들의 현실이 지금의 사법부일 것이다.

 PD수첩 제작진과 관련된 재판을 담당한 문성관 판사가 영문 번역을 피의자에게 맡겼다는 글을 보면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횡행하는 사법부가 과연 더 이상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필자 또한 그런 사법부에게 당했다는 생각을 하니 와신상담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복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다져 본다.

민주당 이** 의원은 반드시 대한민국 정의의 이름으로 응징할 것이다.

10.01.28.

출처...블로그 blog.chosun.com/kjc60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