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특근도 하지 않는 노조전임자에게 특근비를 지급하고, 노조행사 등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이 1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적십자사가 특근도 안하고 특근비를 수령하는 등 최근 5년간 편법 지원한 금액이 무려 11억3,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역별로 노조전임자 발령 전 3개월간의 특근비를 평균으로 삼은 일정액을 전임자 특근비로 임의로 결정해 3억5,000여만원을 지급했다.

적십자 관계자는 “일반 직원은 자체시스템에 특근시간을 기록해 특근비가 지급되지만 노조전임자는 시스템에 등록도 하지 않고 특근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손 의원은 전했다.

이밖에 노조전임자 출장비와 영수증 정산도 하지 않는 도서구입비로 4억9,000여만원을 지원하고, 노조가 주최하는 체육대회, 간담회 등 행사에 물품 등의 비용 3,600여만원도 지급했다.

적십자사는 “노동부의 해석을 따라 노사 간 자체규약을 따라 지급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지만, 이는 관련법 위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81조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적십자사는 또 헌혈차량 내 문화상품권을 수차례 도난을 당하고도 늑장대응하고 사후조치 또한 제대로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기강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2010년에 걸쳐 서울, 인천, 강원 혈액원 등 총 5개 혈액원에서 헌혈차량 내 문화상품권 등이 도난당해 1,700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해 손 의원은 “최초사건이 발생한 후 곧바로 혈액관리본부에 보고해 타 혈액원에 공지했어야 했음에도 보고가 지연되어 인근 혈액원에서 동일범에 의한 동일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천혈액원은 운영과장이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았음에도 원장에게 보고하지도, 예방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2010년 4월 도난사건이 발생한 강원혈액원에서는 무려 3주가 지나서야 도난 사실을 인지하는 등 총체적인 관리부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손 의원은 “국민의 혈액을 무료로 제공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적십자사의 직원들이 본인 혜택만 챙기기 급급하고 본업에서는 기강이 해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문제”라며 “노동조합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헌혈차 도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추가적이고 철저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의중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