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박모씨는 7월말 대구 모 중고차 매매상사에서 2008년식 렉서스를 5,000만원에 구입했다. 구입시 중고자동차성능 및 상태점검기록부에는 침수 및 사고 흔적이 없다고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운행 중 엔진소음이 끊이지 않아 렉서스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다가 침수 이력을 확인하게 됐다. 판매처에 항의하며 보상을 요구했으나 판매상은 자신도 몰랐다고 발뺌하며 보상을 거부했다.

이처럼 침수 사실을 숨긴 채 중고차 매매 시장에 나오는 차량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나 한국소비자원이 4일 피해 예방 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최근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자동차 침수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피해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소비자원은 보고 있다.

실제 소비자원이 2010년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중고차 관련 소비자상담을 분석한 결과 침수이력을 숨기고 판매한 사례가 767건에 달했다. 피해 사례는 2010년 169건에서 지난해 337건으로 껑충 뛰었으며, 올해도 이미 261건에 달할 정도로 증가추세다.

문제는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이 경우 중고차 매매업자에게 ‘구입가 환급 또는 손해배상’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업자는 침수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성능점검기관에 피해보상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중고차 구입 전 보험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자동차사고 이력조회서비스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를 조회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차량 실내에 곰팡이나 악취는 없는지, 엔진 배선이 새것으로 교체됐는지,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겼을 때 진흙이나 물때는 없는지 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