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인사들 ‘테러 두둔’에 일침
“폭력 옹호하면 민주주의 무너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고3 학생 오아무개 군이 재미동포 신은미·황선 씨의 토크 콘서트에서 인화성 물질을 던져 폭발시킨 사건과 관련해 “새누리당 내에서 백색테러를 옹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차없이 다 제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1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를 감행한 학생은 어리고 과대망상에 빠질 수도 있는 나이”라며 “그 학생을 열사라고 치켜세우는 분위기는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일부 극우 인사들이 오군을 두고 ‘열사’, ‘투사’ 등의 호명을 해가며 오군의 행동을 칭송하고 나선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이다. (▶관련 기사 보기)

그는 “종북을 반대하는 건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인데, 종북을 반대하면 민주주의를 좀 훼손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반민주적인 폭력과 테러 같은 위험한 수단을 써도 괜찮다는 위험한 생각이 지금 보수진영 내에서 강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에 극좌적인 분위기를 대변하는 사람이 10％ 정도 있고 극우적인 폭력을 옹호하는 사람이 10％ 정도 된다”며 “무시할 수 없는 정도가 되니 새누리당도 이 사람들한테 얹혀서 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진보당 반대해산이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데서 나온 것처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이런 백색테러에 대해서 단호한 선을 그어야 한다”며 “백색테러나 우파 폭력을 옹호해버리면 좌파폭력을 비난할 정당성이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베 사이트 폐쇄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는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며 “(일베) 사이트를 없애면 이용자들이 결국 다른 사이트로 이동해 오히려 단합시켜주는 역효과가 많을 것”이라고 반대했다. 하 의원은 또 “일종의 극우적인 성향의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며 “청소년·유소년의 정치 테러, 백색테러, 심지어 적색테러도 생길 수 있고 우리 사회가 점점 좌우 양극단의 병리적인 사회로 바뀌고 있는데 이는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