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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週 4~5차례 회식만 …"

[중앙일보 이수기 기자] 2000년 4월 현대 비자금 1백50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 기소된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재판이 26일 오후 서울지법에서 열렸다.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돼 이미 두 차례 법정에 섰지만 대검 중수부가 추가 기소한 뇌물사건으로는 첫 심리다.

검찰 측은 이익치(李益治)전 현대증권 회장의 진술과 해외 도피 중인 김영완(金榮浣)씨 진술서를 바탕으로 朴씨를 추궁했다.

그러나 朴씨는 "현대 돈을 받은 적도, 金씨에게 돈을 맡긴 적도 없다"며 역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은 "김영완씨 진술서에 따르면 피고인이 문화부장관 시절 언론사 간부들과 자주 만나면서 그 때마다 식사비.술값.촌지를 포함해 5천만원 정도를 쓴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朴씨는 "점심.저녁을 포함해 일주일에 네댓 차례 언론인들과 식사를 하긴 했으나 돈을 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金씨는 피고인이 '언론인들과 만나는 데 돈이 많이 든다'면서 고(故)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회장에게 간접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또 金씨 본인도 20~30회에 걸쳐 1천만~1억씩 30여억원을 줬다고 하더라"고 추궁했다.

그러나 朴씨는 "회식비는 판공비도 있고 윗분들이 지원해 주기도 했다"면서 "鄭회장이나 金씨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金씨가 피고인의 총선 출마 준비자금으로 맡아뒀던 돈이라며 40억원을 검찰에 제출했는데 이 돈은 뭔가"라고 추궁하자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朴씨는 1억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1백50장이 전달됐다는 이익치씨와의 만남도 모두 부인했다.

검찰이 "이익치씨는 술을 마시지 않아 CD를 건넨 장소인 P호텔 주점의 위치를 몰랐는데 피고인이 자세히 알려줘 찾아갈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 몰아붙였으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으로 일관했다.

공판은 기록 검토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변호인의 반대신문 없이 끝났다.

다음 공판은 10월 10일 오후 3시.이수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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