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을 정조의 글을 집자해서 만들다니
이게 무슨 망발인가?
정조의 글씨가 제 아무리 잘 썼다한들
민족정기를 드높이고 잃어버린 역사를 ?기 위해
과감히 해태를 세우고 광화문을 복원하면서
남다른 감흥으로 현판을 쓰신 박대통령의 정신이 녹아 흐르는
저 한글 현판 글씨에 당할 건가?
누가 박대통령의 글씨를 졸필이라 하는가
박대통령께서 남긴 육필들을 볼진대
어느 것하나 달필이 아닌 것이 없다
비록 붓으로 쓴 것들이 펜으로 남겨진 것 보다 다소 못하다 해도
그건 박정희류의 글씨일 뿐이지
어느 서예가의 붓글씨 보다 못하다고 함부로 폄하해선 안된다
박대통령의 글씨는 올곧은 그의 품성 그대로 화려하진 않으나 절제된 단정함이 있으므로
예술적으로 잘 썼다는 어느 글씨들 속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인물이 잘 났다는 건 여럿 속에 세워놨을 때 눈에 번쩍 뜨이게 훤한 사람을 말한다
그런 까닭으로 나는 감히 박대통령의 글씨를 집자한 정조의 글짜 보다 낫다고 자부한다
그 속엔 글씨만 잘 쓰는 집자 기술자가 아닌 광화문이라는 혼과 향이 베어 있기에 말이다
따라서 감히 문화재청에 선언하건대 광화문 현판을 왼쪽 부터 쓴 한글 글씨 그대로 두라
하여 자랑스레 말하라
일찌기 가난한 시절에 박정희란 대통령이 계셔
일제에 의해 허물어진 광화문을 시멘트일 망정 기꺼이 짓고
한글 현판을 손수 써서 거셨노라고
마치 새 집 대문에 문패를 걸며 좋아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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