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은 아고라를 저항의 메카라고 극찬을 했다.. 87년 6월 항쟁의 메카였던 명동성당의 역할을 2008년 ‘쇠고기 투쟁’에서는 아고라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사이트의 논객들에 의해 인터넷 여론이 조성되는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아고라라는 열린 공간을 통해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공간이라며, 우석훈 박사의 말을 빌어 아고라는 완벽한 분산형으로 누구도 통제하거나 지휘할 수 없는 헌법적 권리의 연대공간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실제로 아고라를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경향신문 보도를 비웃지 않을 수가 없다.. 아고라에는 논쟁이 존재할 수 없다.. 집단화 된 네티즌들의 전체주의적 횡포 때문이다.. 아무리 합리적인 의견이라도 촛불시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약간만 포함되면 그 글은 비방과 욕설, 마타도어의 대상이 된다.. 그 표현양식도 저열하며 천편일률적이다.. 거기다 더 심각한 사실은 아고라가 조직적인 유언비어의 온상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CNN을 빙자한 유언비어의 경우에는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한 행위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누군가 조직적으로 개입하여 여론을 선동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런 아고라가 헌법적 권리의 연대공간이라면 그 사람의 헌법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경향신문은 아고라를 누구도 통제하거나 지휘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이야기다.. 감성적인 군중을 선동하는 일은 극소수의 인원으로도 가능하다..
최근 뉴라이트전국연합에 의해 공개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문건을 참조하면 왜 아고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를 짐작할 수가 있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문건을 공공연히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는 친북단체다.. 이 단체에서 작성한 문건을 보면 인터넷 여론선동 및 촛불시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적시되어 있다.. 단체 산하의 ‘6.15 실천단’이란 조직을 통해 촛불시위, 인터넷 선동을 지시한다..
6.15 실천단이란 한총련, 실천연대, 615 청학연대의 연합조직이다.. 이들의 주요활동 내용을 보면 “실천단원들은 1인 1블로그 운동을 하며 중대 별로 주요 포털 게시판을 인터넷 거점으로 설정하고 집중활동을 진행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또한 “반이명박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며, 임시국회 기간과 밀접히 결합시켜 진행을 한다”라는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다.. 아고라를 비롯한 포털 게시판을 지휘, 통제하는 자들의 정체가 밝혀진 셈이다..
이들은 지역과 단위를 대대-중대-소대로 편제하여 통제의 틀을 갖출 정도로 조직적이다.. 이런 자들이 아고라 같은 게시판에 자리를 틀고 앉아 여론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향신문의 보도를 보면 어찌 비웃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경향신문이 순진해서 그런 기사를 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행여 그런 일은 없겠지만 경향신문이 그들의 산하 조직에 편재되어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리사회가 너무 비극이지 않은가!
한국은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주의 국가이다.. 따라서 국민으로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의견을 인터넷에 얼마든지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행위들은 정상적인 여론형성의 과정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부자연스러웠다.. 과거 본인의 학생운동 경험으로 볼 때도 선전선동의 전문가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여 작업한 결과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그게 지금 아고라의 현실이다..
아고라의 순수한 네티즌들의 자정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촛불시위를 옹호하고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다고 해서 그 방법이나 의도를 무시하고 무조건 동조하는 행위는 헌법에 적시된 권리 자체를 포기하는 행위다.. 선전선동의 도구로 전락한 민중이 결국 노예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은 북한이나 여타의 전체주의 국가를 통해 수 없이 증명 된 일이다.. 열린 마음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며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풍토가 필요하다..(펌)
시대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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