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겸임)은 4일 "한미 양국군의 연합공군사령부(Combined Airforce Command)가 오산에 창설될 것"이라며 "이는 전쟁이 발발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연합 공군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샤프사령관의 이 같은 언급은 오는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한국군 전환(이양) 이후 양국 공군의 협력 형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으론 처음 나온 내용이다.

지금까지는 한미연합사가 해체된 뒤 양국 공군의 '공동' 작전센터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이 같은 느슨한 협력 형태로는 유사시 대응능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양국은 보다 강력한 협력체제인 연합공군사령부를 창설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샤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이래 수차례 국방부를 방문, 김태영 합참의장 등과 이 문제를 협의해왔으며, 그 협의의 결과 중 하나인 연합공군사령부 창설 구상을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2009년 한미협회 총회' 조찬강연에서 공개한 것이다.

현재 오산 기지에는 공군 구성군(構成軍) 사령부가 배치돼 있는데 오는 2012년쯤 이 사령부를 확대 개편해 연합공군사령부를 만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연합공군사령관은 미군 장성이 맡게 된다. 현재 공군구성군사령관을 미 7공군사령관(중장)이 겸하는 것과 같다. 샤프 사령관은 "지난달 12대의 F-22 전투기를 3개월간 주일 미군기지에 순환배치하고, 항모 키티호크호를 핵추진 항모인 조지워싱턴호로 교체한 것 등은 대한민국 방위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소식통은 "정보 분야의 경우도 '연합정보운영단'을 창설, 지금과 같은 수준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쟁 발발 초기에 미군의 막강한 공군전력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공군 및 정보 분야 보완책 마련 필요성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제기됐었다"며 "샤프 사령관 발언은 그런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 사령관은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 양국군의 연합 작전계획 5027과 관련, "한미 양국은 작전계획 5027을 갖고 있는데 2012년 이후에도 양국이 합동으로 수립한 작전계획을 갖게 될 것"이라며"이 계획은 대단히 중요하며 모든 계획에 대해 이미 초안이 완성돼 앞으로 3년간 연합 훈련을 통해 이를 연습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수정·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 사령관은 최근 북한의 잇단 강경 발언과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준비 움직임과 관련, "지속적인 도발행위를 중단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미군)는 한국군과 함께 북한 동향을 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한미동맹 차원에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샤프 사령관은 "(북한이) 핵과 관련된 기술을 확산하지 않을 것과 미사일 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며 "한미 양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국가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