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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개발에 외자 몰린다

[중앙일보 2005-06-02 06:48]

[중앙일보 황성근] 최근 행담도개발 및 S프로젝트와 관련해 해외 자금의 국내 부동산 유입에 관심이 많아졌다. 기업도시 등의 대규모 국책사업과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고, 거의 다 지어 분양하는 후분양시장이 기다리고 있어 자금력이 든든한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국내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영에셋 김상태 전무는 "외환위기 당시 국내에서 돈을 많이 벌었던 외국 투자회사들이 이제는 개발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 빌딩에서 개발사업으로=국내에 들어와 부동산 사업에 투자하는 외국업체는 대략 20여 곳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 진출해 부실채권 매입과 함께 주로 빌딩에 투자해 온 이들 자금(펀드)은 최근 들어 국내 빌딩시장이 안정체제로 굳어지자 부동산 개발사업에 적극 뛰어들 태세다.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이 S프로젝트 사업에 싱가포르 자금을 끌어들이려 했고 실제 싱가포르의 일부 자금이 관심을 나타낸 것도 이처럼 개발사업에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에 기대를 보이고 있는 외국 투자회사는 모건스탠리.리먼브러더스.로담코.맥쿼리.도이치뱅크 등 10여 곳 정도다. 2000년대 초까지 주로 빌딩을 매입해 임대하거나 되파는 투자 행태에서 벗어나 '돈이 될 만한' 개발사업을 찾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인천 송도신도시 개발사업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형태로 간접투자했다. 이 회사가 국내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부동산 개발업에 발을 담근 경우다.

리먼브러더스는 주택과 상가 개발 등에 더 적극적이다. 1년 전 서울 동대문 라모도상가에 660억원을 투입해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 서초구 방배동과 성북구 성북동의 주택개발 사업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 유성목 이사는 "빌딩을 매입해 되파는 투자는 수익성이 불투명하므로 위험이 있더라도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는 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투자의욕을 보이는 도이치뱅크는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와 공동사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호주계인 맥쿼리AMC도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네덜란드계 로담코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프레이저스위트라는 서비스드레지던스(장기 체류자용 호텔식 숙박시설)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으며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도 개발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후분양 '큰 장' 노린다=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외국업체들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을 대략 30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K사의 경우 아시아에서 운용하는 펀드를 6조원으로 책정했는데 이 가운데 2조~3조원은 한국에서 쓸 돈이다.

외국자금의 특징은 후분양시장을 노린다는 것이다. 투자회사인 ㈜프론트나인 원영근 이사는 "외국 투자회사들이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후분양시장을 노리고 돈 공세를 펴면 국내 부동산 시장을 많이 잠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대부분 시행사나 시공사가 하는 사업에 돈을 댄 비율만큼 수익을 나눠 가지는 지분참여 형태로 투자하고 있다. 외자를 내세우지만 국내에서 투자비를 조달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 송도에 투자한 미국 게일사는 우리은행 등 국내에서 수천억원의 대출을 일으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회사 사장은 "한국 부동산 시장이 점점 투명하고 안정되면서 빌딩 거래보다 개발사업에 더 매력을 느끼는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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