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버릇 개 주나?

감사결과 4대강 공사하며 돈 빼먹은 거 들통나

엉터리 설계로 국가예산 휘어청

불합리한 수질관리로 수질 악화

부실한 준설계획으로 과다한 유지관리 비용 예상

(서울= 종합) 이한승 기자 = 무려 4년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4대강 사업이 알고보니 부실공사 이었다.

설계도 부실이고,  수질관리도 부실이고, 수질예측을 잘못해 수질이 악화될 우려가 높으며, 수질관리도 엉망임이 밝혀졌다.

감사원은 17일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시설물 품질과 수질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4대강이 수문을 열면 엄청난 수압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됬다. 물의 충격으로 구조물과 보 하부가 붕궤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수중보에 소형 수중보 설계를 했기 때문이다. 설계비용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이에 따라 총 16개 보 가운데 공주보 등 15개 보에서 세굴을 방지하기 위한 보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됐고, 공주보 등 11개 보는 보수도 부실해 2012년 하반기 수문 개방시 6개 보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붕궤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미보 등 12개 보는 수문을 열고 닫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설계에 반영하지 않아 위험하고, 칠곡보 등 3개 보에는 상ㆍ하류 수위차로 인한 하중조건을 잘못 설계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훼손될 우려가 높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수리로 해결이 될 지 모르지만 수리비용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다.

또 설계할 때 대형 하천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조류농도 등의 지표를 계산하여 설계해야 하는데 일반 하천의 기준에 맞게 설계해 물이 보 안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져 부영양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물이 부패하여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16개 보의 BOD는 2005∼2009년 3.15㎎/ℓ에서 2012년 상반기 2.83㎎ℓ로 10％ 감소했지만, COD는 5.64㎎/ℓ에서 6.15㎎/ℓ로 9％ 증가했다.

총인은 0.207㎎/ℓ에서 0.114㎎/ℓ로 45％ 감소했지만, 조류농도는 32.5㎎/ℓ에서 33.1㎎ℓ로 1.9％ 증가했다.

게다가 비현실적으로 수질을 예측하고, 수질예보 발령기준을 WHO(세계보건기구)의 수영금지 권고 가이드라인에 훨씬 못 미치게 설계하였으며, 상수원이 있는 보 구간에는 조류경보제를 실시하지 않아 식수의 안전성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사업효과와 경제성을 검토하지 않고 4대강 모든 구간을 대대적으로 준설하여 2천880억원의 유지관리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감사원은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14일∼7월11일 보 등 주요시설물의 품질과 수질관리, 유지관리계획의 적정성 등에 대해 감사를 벌였고, 같은 해 8월27일∼9월11일 전국적인 녹조현상 등에 대해 점검했다.

사정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공정거래위는 아무런 조사를 하지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4대강의 입찰담합이 의심되어 감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21개 턴키사업과 51건의 최저가입찰 사업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명박 집권 5년간 계속 말썽을 피우던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일을 터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담합비리와 공사비 부풀리기와 뇌물수수 등 비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