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국민투표로 결정하자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본인은 기회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지난 9일 1,500여명이 넘는 우리사회의 각계 원로들은“대한민국호가 침몰하고 있다”고 피를 토하듯 절규하였으며, 김수환 추기경마저도 일전에“국민과 국가가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한탄하시면서 오늘의 우리상황은 하나님의 도움없이 안될 듯한 상황이라고 진단하셨습니다.
이것이 비단 국가 원로분들과 종교지도자들만의 걱정이겠습니까?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오늘의 우리 국가상황이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민을 통합시키고 국민의 안녕과 행복증진을 위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야 할 책무를 지닌 대통령이 이념적 편향성과 편가르기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오기와 독선으로 사회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대해 저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보안법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노무현 대통령은 TV대담에서 국가보안법을‘법리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역사의 결단으로 봐야한다’고 했습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야 할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현행법을 무시하고 초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전제주의 국가나 독재국가에서 상상할 수 있는 사고입니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나는 국헌을 준수하며’로 시작하여 취임사에서는 계층간 국민통합이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역설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말뿐이었습니다. 도리어 대통령은 법을 무시하고 나라를 온통 갈기갈기 찢어놓고 국민을 갈래갈래로 분열시켜 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심판을 받았고 헌재로부터 헌법준수 의무를 지키라는 뼈아픈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만약 대통령의 주장대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북한 노동당에 가입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고, 국내외를 오가며 북한체제와 주체사상을 마음놓고 전파하는 행위도 제재할 수가 없을 것이며, 방송과 신문에 김정일정권을 찬양하는 프로나 글들이 쏟아져 나와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대학강의실은 물론, 서울 한복판에 주체사상 연구소를 차려놓고 학생들에게 주체사상을 학습시켜도 말리지도 못할 것이고, 전국 주요도시에 인공기가 휘날리고 적기가를 울리며 김일성 추모집회를 열어도, 한총련의 핵심간부로 활동을 했다하더라도 경찰이 막을 수가 없고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입니다.
법은 국가질서의 근간입니다.
설령 그 법이 악법이라고 하더라도 개폐되기 전까지는 국민이라면 누구든 지켜야 하고 따라야만 합니다.
법질서가 흔들리면 국가의 존립자체가 위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보안법을 철폐하라는 북측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노무현정권은 오늘의 국가안보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국가체제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은 북한이 변하지 않는 한 반드시 유지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아직도 헌법보다 상위규범인 노동당 강령에서 남한의 적화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의 관철을 위해 100만이상 정규군중 3분의 2 이상을 공격형으로 전진배치해 놓고 핵무기까지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의 최후보루이어야 할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대한민국 체제의 무장해제를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 일입니다.
최근 언론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0% 넘는 국민이 국보법폐지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소위 참여정부라고 하면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보법폐지를 강행해 체제의 무장해제를 강요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숨은 의도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국가안위와 직결된 국가보안법은 결코 노무현 대통령의 독단에 의하거나 다수당인 열린우리당의 힘에 의해 폐지되어서도 안되지만 야당의 극렬반대로 사회갈등이 증폭되고 정국이 극한대결로 치달아서는 더더욱 안될 것입니다.
더 이상 국가보안법 존폐문제로 이념논쟁이 격화되고 국론이 분열되어 국력이 낭비되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서 본인은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국가안위와 관련된 중요정책은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는 헌법 제72조에 근거하여 우리 자유민주연합과 본인은 오늘 이 자리에서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노무현 대통령께 정식으로 제의합니다.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내에 노무현 대통령과 5당 대표회담을 개최할 것도 아울러 제안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투표는 그 과정과 결과가 공명정대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정한 토론과 논의과정을 거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TV토론이나 방송 그리고 언론이 무엇보다 공정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흐르는 편파방송이거나 편향보도로 국민여론을 오도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둘째,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자유민주연합과 본인이 제의한 국민투표 실시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통령을 비롯한 5당 대표회담마저 거절하고 끝까지 다수의 힘으로 국회에서 밀어붙이려 한다면 우리 자유민주연합은 국가안보를 사수하고자 하는 모든 단체와 국민의 힘을 모아 노무현정권의 퇴진운동도 불사할 것입니다.
셋째, 제1야당인 한나라당에 제안합니다.
지난번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께서는 국가보안법 수호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천명하신 바 있습니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철회하지도 않고 국민투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은 의원직을 내걸고서라도 국가보안법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 있다면 우리 자유민주연합은 한나라당과 보조를 같이 하여 의원직을 사퇴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넷째,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 공히 좌우이념이 혼재돼 있어 당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이로인해 국민들이 양당에 대한 이념적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국가보안법폐지를 찬성하는 한나라당 좌파성향 의원들은 더 이상 당의 발목을 잡지말고 진보집단에 합류를 하고 폐지를 반대하는 열린우리당 소속의원들은 더 이상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말고 보수집단으로 옮기는 것이 정치발전이나 국가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며, 보·혁구도로의 정계개편을 이루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
오늘과 같은 혼란한 이념혼재의 국가적 상황하에서는 차라리 자유민주이념을 추구하는 세력과 사회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세력으로 우리 정계가 큰 방향으로 재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자유민주연합은 이같은 방향에서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시장경제질서를 존중하는 보수정당과 재야원로를 포함한 전체 보수세력이 한데모여‘정통보수대연합’의 정당이 창당된다면 모든 기득권을 다 포기하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기꺼이 동참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히 선언을 합니다.
이상과 같은 제안을 드리면서 우리 자유민주연합과 본인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일에 전력을 집중할 것임을 다시한번 천명합니다.
이를 위해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여러 보수단체와 연계하여 우리의 국보법을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다시한번 권고를 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진정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지금 당장 국가보안법 폐지를 철회하던가 우리 당이 제안한 국민투표를 즉각 수용하십시오. 그것이 국민여론이고 나라를 위한 길이며, 참여정부가 나아갈 방향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자유까지 허용해 자유와 인권을 모두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의 판결문을 다시한번 되새기기를 마지막으로 촉구합니다.
그리고 국보법문제와 과거사논란으로 더 이상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나라를 어지럽히지 말고 민생고에 허덕이는 국민을 보살피며, 나라경제 살리기에 진력해 주길 진정으로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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