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江칼럼
2005,7.22
1997년 당시 중앙일간지 사장과 대기업 고위 인사가 대선자금과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을 도청해 녹음했다는 테이프인 이른바 ‘MBC X파일’을 MBC가 그대로 인용하거나 실명을 거론하면서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법원이 21일 결정했다. 여기서 일간지사장은 전 중앙일보사장 홍석현 주미대사이며 대기업은 삼성인 모양이다.
홍 대사와 이학수 전 삼성 실장은 이날 오전 “1997년 대선 직전 삼성 인사가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나눈 대화라며 불법 테이프를 매입한 것을 기초로 한 보도 내용 전체를 방송할 수 없게 해 달라”며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KBS는 ‘뉴스9’에서 “1997년 국내 최고의 재벌기업 임원과 한 신문사의 최고 간부가 한 음식점에서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다”면서 “이들의 대화 주제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던 대선 판세와 대선 후보들에 대한 자금지원 문제였다”고 보도했다.
KBS는 “이들은 대선 후보들을 한 사람씩 꼽아 가며 지원할 돈의 규모와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상의했다”면서 “모 후보에게는 30개, 또 다른 후보는 10개, 각각 수십억 원 단위로 추정되는 재벌의 불법 대선자금 액수가 정해졌다”고 보도했다.
국정원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뒤 “잘못된 과거를 씻어 버린다는 자세로 불법 도청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국민에게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 MBC 대선자금 ‘X파일’ 건은 우리의 대선이 재벌과 후보 간의 정경유착 등 뒷거래로 얼마나 개판으로 치뤄’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난 사건이라 하겠다. 이렇게 된 이상 국가공권력기관인 검찰은 수사에 착수하여 그 진상을 소상히 밝혀내야 한다. 국정원은 사실 믿을 수 없다. 우선 홍 주미대사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공직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차제에 공영방송 MBC는 폐쇄하든지 민영화로 전환해야 한다. MBC가 호남방송이라 할 정도로 간부가 거의 모두 호남출신으로 돼 있다는 것은 공영방송인사부정의 전형적 사건이다. 이런 방송은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보도할 도덕적 자격을 이미 상실한 것이다. 얼마나 간교한 짓을 다 했겠는가.
언론이 진실성과 공정성 및 형평성을 잃으면 이미 언론으로서 타락하여 수명을 다 한 것이다. 어찌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조작되고 허위의 사실을 보도할 수 있는가. 이것은 인격도 양심도 없는 수심이나 마찬가지이다.
대선과 관련된 비리와 부정이 이것뿐이겠는가. 사실 대통령에 당선된 자나 유력후보 모두 범법자다. 이들이 어찌 국가경영을 책임진 대통령이 되고 정치지도자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정치개혁 한다고 나발 불고 있으나 전부 쇼다. 이들이 정치개혁의 대상인데 어찌 개혁하겠다는 것인가. 이 얼마나 모순이고 이율배반인가. 지금 이 나라는 완전히 썩어 있는 부패공화국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이 나라에 혁명적인 변화를 하지 않고는 절대 바르게 갈 수 없다. 사실 정치권 전체를 물갈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재벌 등 경제계도 그대로 둬선 안 된다. 다 공범자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대로 가려내고 감시하는 것이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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