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국의 포인트는 무엇일까. 보수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진보세력의 정치적 난동과 박근혜의 모호한 처신이 문제의 핵심이다.
박근혜의 어정뜬 처신이란 무엇일까.
계파의 보스면서 계파 정치가 아니라고 하는 모순, 집권당 정치인이면서 대통령과 일일이 주고 받으려는 행동양식, 힘이 있지만 힘을 쓰지 않는다며 과시하는 위협. 한마디로 힘이 있으나 쓰지 않으니 알아서 잘 모셔란 뜻이다. 좀 사람을 질리게 하는 성격이다.
정치인은 그렇게 움직이면 안된다.
왜 그러냐하면 정치인은 이념과 노선을 대표하는 자이기에 국민으로 하여금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정치인은 자신의 진면목을 정직하게 대중 앞에 표출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힘이 있는데 안 쓰고 참는다는 의미는 그 힘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주관적이고 자의적으로 행사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매우 위험스런 사고다. 이런 정치 행태는 후진국이나 독재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사실상 계파를 유지하고 있으면 비록 비판을 받더라도 계파 정치를 하는 것이 맞고,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면 분명하게 자기 입장을 밝히고 소신대로 행동하는 것이 옳다. 당 대표를 하면 하는 것이지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 국민이 그런 정치인을 지지하느냐 아니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너는 나쁜 놈이지만 도와는 줄께 하는 자세는 일반 시민들 사회에서도 매우 잘못된 처신이며 상당히 교만한 자세다.
사회는 어떤 정치인이 착하고 이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를 보고 선택하는 것이다. 그가 지향하는 바를 대중이 지지하면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국민을 위한 정치 질서다.
야당이 아닌 이상 대안이 없으면 침묵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노선에 반대하고 분명한 대안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노선을 분명히 드러내고 행동해 대중에게 선택을 요구하면 된다. 이것은 내 뜻과 같으니 묻어 가고 저것은 내뜻과 다르니 반대하고 행동한다면 과연 누가 대통령인가. 우습지 않은가. 기회주의도 이런 기회주의가 없다. 정말 정직하지 않은 정치인이며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세상은 그를 보고 계파라 하는데 혼자 아니라고 한다고 해서 그게 계파가 아닌 것이 아니다. 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사고인가. 이념과 노선과 정책보다는 주고 받기 식으로 권력 게임을 하는 것은 얼마나 비 철학적이고 비 사회과학적인 사고인가. 더구나, 집권당 내에서 대통령을 견제한다는 말도 태어나서 처음 들어 본다. 한마디로 박근혜는 정치 철학 자체가 없는 것이다.
박근혜를 보고 있으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누군지 헷갈린다. 박근혜는 행동하든지, 대안을 제시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침묵하는 것이 바른 처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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