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중국은 9일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로 섬) 해역에 대한 필리핀 어민의 진입 금지를 선포했다. 앞서 8일 푸잉(傅瑩)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알렉스 추아 중국 주재 필리핀 대리대사를 불러 황옌다오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항의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황옌다오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면 참을 필요가 없다"는 호전적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

중국은 이 일대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 남해함대 소속 부대는 최근 전투기, 대형 함정, 쾌속 상륙정 등을 동원한 해상 상륙 훈련을 벌였다. 지난 6일에는 태평양에 미사일 구축함 2척과 미사일 호위함 2척, 대형 상륙함 1척 등의 선단을 집결시킨 바 있다. 해외 화교 매체 둬웨이(多維)는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전쟁 발발 위기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중국의 무력시위 수위가 높아지자 필리핀인들의 반(反)중국 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11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비롯, 미국 워싱턴, 일본 도쿄, 이탈리아 로마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황옌다오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반중국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라고 중국 CCTV가 9일 보도했다. 시위에는 필리핀 거주 국민은 물론 교민 12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