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계획안입니다. 2020년까지 인구 30만, 2030년까지 인구 50만의 행정수도를 만든다는 얘기죠. 신행정수도 인구의 50% 정도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이사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50% 는, 주변 지역에서 유입되는 인구입니다.
정부 발표 계획에 의하면, 결국 16년에서 26년이 걸려 서울 및 수도권에서 고작 15만명~25만명을 이전시키겠다는 얘기입니다. 서울 수도권 인구는 2000 만명입니다. 2000 만명중, 15만~25만명이라면, 0.75%에서 1.225% 입니다. 그것도 16년에서 26년에 걸쳐 서울/수도권 인구의 0.75%에서 1.225% 를 옮기겠다는 거죠. 최하 45조에서 최대 150조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신 행정수도 건설에 4조에서 6조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제 알고 보니 최하 45조랍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기친 겁니까? 아니면 저주의 덧셈판을 벌인 겁니까? 45조와 4~6조면 거의 1000% 오차요, 120조가 든다는 예측에 따르면 2000 % 에서 3000 % 오차가 났습니다. 국가적 역사적 과제에 이렇게 계산이 틀려도 됩니까? 그렇게 틀린 계산을 대통령 후보가 버젓이 공약으로 자신 있게 전국민 앞에서 발표하고 나서는 나중에 사과 한마디 없어도 되는 겁니까?
16년에서 26년에 걸쳐 15만명에서 25만명 이전 시킨다고 합시다. 1년에 겨우 1만여명 옮기는 꼴입니다. 서울/수도권 인구는 2000 만입니다. 인구 분산 효과 있습니까? 백보 양보해서, 인구 분산 효과가 있다고 합시다. (0.75%~1.225% 라도 줄이니까). 그렇지만 그 정도 인구 분산 위해 45조에서 150조원을 들여야 합니까?
우리 국민의 조세부담률은 oecd 국가중 최고이며, 평균치보다 무려 17.5%를 더 부담하고 있고, 앞으로 국민연금 등 각종 간접세를 포함하면, 국민 일인당 2004년 현재 일인당 세금 부담액은 300만원, 재정적자/정부 채무 부담액은 일인당 5천만원, 5 년후 가구당 세금 부담액은 1년에 3000 만원(4인가족 기준)에 미군 철수로 인한 국방비 부담액은 향후 10년간 1200 만원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설상가상…. 노무현 대통령의 뛰어난 경제 리더쉽으로, 한국은 전세계적 경기 상승 궤도에서 외톨이로 혼자만 이탈, oecd 국가는 물론, 동아시아 경쟁국, 남미 국가를 포함, 거의 유일하게 2/4 분기 이후 경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된 나라입니다. 일인당 국민소득 랭킹은 15년전 34위에서 이제는 58위(world bank 발표) 에서 62위(imf 발표) 수준으로 전락했구요.
이런데도 45조원에서 150조원을 들여, 인구 겨우 0.75%~1.225% 분산시키겠다고,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에게 “안 옮기겠다면 나에 대한 퇴진운동이다. 행정수도이전 반대는 저주의 굿판이다” 라고 대국민 으름짱을 놓아야 되겠습니까?
다른 나라의 예를 볼까요? 행정수도 이전한 나라들의 예입니다. 미국은 처음부터 워싱턴이 행정수도였지만 인구 52만에 70% 이상이 흑인 위주의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슬럼 도시가 되었습니다. 파키스탄은 라왈핀디에서 이슬라마바드로 옮겼지만 인구 52만을 넘지 못하고 있고, 인도 역시 델리 시에서 뉴델리로 옮겼지만 역시 인구 29만을 못 넘기고 있으며, 현재도 인구의 90% 이상은 구 수도였던 old 델리 지방에 살면서 뉴델리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베를린에서 본(서독)으로 옮겼었는데, 본의 인구는 29만을 넘지 못하고 있고, 남아프리카는 요하네스버그에서 프리토리아로 옮겼는데 역시 인구 52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호주역시 멜버른에서 캔버라로 행정수도를 옮겼지만 인구 30만을 수십년째 유지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오클랜드(인구 110만명)에서 웰링턴으로 옮겼지만, 역시 인구 32만명을 넘기지 못한 채 수십년째 정체상태입니다.
이상의 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행정수도를 만들어도, 인구 52 만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예외적으로 리오데자네이로à 브라질리아로 옮겨 인구가 181만이지만, 이는 원래 그 도시에 상주 인구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신 행정 수도가 된 후, 유입된 인구는 10 만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신 행정수도의 인구가 역으로 구 수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나타났죠.
또, 주요 기업체, 은행의 본사도 행정수도로 이전하지도 않습니다. 대개는 행정수도에 오히려 “지사”를 두고, 본사는 경제수도에 두죠. 세계적 기업이나 은행의 본사가 “미국의 행정 수도 워싱턴”에 있습니까, 아니면 “미국의 경제수도 뉴욕”에 있습니까? 세계적 기업/은행, 각종 다국적 기업의 본사가 “호주의 경제 수도 시드니”에 있습니까, 아니면 “호주의 행정수도 캔버라”에 있습니까? profit 의 창출, yield 의 제고를 절대가치로 아는 기업체/은행/주요 연구기관은 신 행정수도가 생긴다고 해서 그 곳으로 이전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경제수도에서 사업하겠습니까, 행정수도에서 사업하겠습니까?
이상에서 보듯, 인구분산을 위해 신 행정수도를 건설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인구를 분산시킨다고 해도, 그 기회비용이 너무 큽니다. 그 돈을 직접 지방에 투입하면 자연스럽게 인구분산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특히 서울에 소재한 대학 중 서울대/연대/고대/서강대/한양대/이화여대/성균관대/경희대/단국대/건국대/동국대 를 전격적으로 공주 연기 지역으로 옮겨 그 지역을 대학도시/교육도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주변에 첨단 연구 기관, 각종 문화/예술기관, 예술가 문학가 집단 주거촌, 영화 세트장 등을 건립하면, 전세계 유학생과 문화예술인,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을 정도로 경쟁력있는, 세계적인 교육도시를 만들 수도 있고, 서울에서 대학이 빠져 나간 그 엄청난 대지에 특색있는 공원과 문화공간을 만들면, 졸지에 서울은 11 개 정도의 빼어난 대규모 공원/문화/예술 공간을 가진, 세계적인 관광 매력 메트로폴리탄 대도시가 될 것입니다. 프랑스 파리, 이태리 로마, 영국 런던이 부럽지 않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대안이 가능한데도, 왜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토론 및 연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졸속 행정수도 이전을 밀어 부치는 겁니까?
혹자는 안보 때문에 행정수도이전 해야 한다고도 합니다만, 김대중은 “햇볕정책 성공으로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 라고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전쟁도 없을 진대, 왜 그 엄청난 돈을 써서 행정수도를 건설해야 합니까? 북한에서는 안보위협 때문에 남쪽으로 수도를 이전하는 한국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이것들, 미제랑 손잡고, 북조선 공화국 기습 공격하려는 거 아냐? 하고 생각하거나, 이것들, 겉으로는 남북화해, 평화통일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우리를 전쟁 미치광이로 보고 있는 거 아냐? 하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국토 종합 균형 개발을 위해 행정수도 이전한다고 하지만, 일전에 지적했듯, 인구 분산 효과도 미미하고, 기업체/은행/연구기관의 이전/유인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데, 고작 행정부/입법부만 달랑 옮긴다고, 국토가 종합 균형 개발 되겠습니까? 당장 국회의원, 장관부터, 서울에서 공주로 출퇴근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호주나 뉴질랜드 경우 대부분의 국회의원, 장관들이 시드니에서 캔버라로, 오클랜드에서 웰링턴으로 비행기 출퇴근을 합니다. 그 어마어마한 출퇴근 비용은 모두 국민 세금이죠. 호주 경우 수상의 거주처는 시드니에 있고 각종 국제 회의는 여전히 시드니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열리기에, 수상이 시드니와 캔버라를 비행기로 왔다 갔다 하는 통에 매우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동북아 허브를 꿈꾼다며, 영종도 공항을 그렇게 크게 화려하게 지어놓고, 거기서 멀리 떨어진 내륙지방, 물이 보이지 않고,바다도 보이지 않는 내륙의 한 산골 지역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면, 어찌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를 꿈 꿀 수 있겠습니까? 주요 무역국가/경제대국의 수도가 항구입니까, 내륙에 처 박혀 있습니까? 선진국/무역대국의 수도나 최대 도시는 거의가 다 바다에 최근접해 있지 않습니까? 뉴욕, 홍콩, 싱가폴, 런던, 토쿄, 시드니, 암스텔담 등등…
영종도에 쏟아부은 돈이 아깝기도 하지만, 장차 다가올 서해안 시대에, 중국과 교역을 염두에 두었다면, 그렇게 내륙으로 들어가서야 효율이 있겠습니까? 서울이라면, 한강을 통해, 공항 고속도로를 통해 인천을 통해, 중국 산동/요동 반도 연안, 및 상하이와 국제무역을 활발하게 할 수 있겠지만, 내륙 지방에 틀어박힌 행정수도를 갖고, 무슨 개방이며, 무슨 물류 중심지며, 무슨 해양국가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얘깁니까?
16년에서 26년에 걸쳐 15만여명 옮긴다 하지만, 그 사이에 통일이 될 수도 있는데, 그 경우 도대체 인구 분산 혹은 인구 집중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이며, 통일 후 수도를 또 정하자는 얘기입니까, 아니면 개성으로 옮기겠다는 얘기입니까? 통일은 먼 훗날 얘기라고 하지만, 서독-동독 통일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기에 청천벽력같이 찾아 왔습니다. 후일담이지만, 세계적 정치학자, 국제관계학자 중에서도 동-서독 통일이 그렇게 빨리 쉽게 이뤄지리라고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한반도 통일도 불시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하시라도 닥칠 통일을 고려할 때 남쪽 내륙지방의 한 산골짜기에 터를 닦아 세우겠다는 신행정수도는 무모하기 짝이 없습니다.
혹자는 이런 어설픈 주장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서울에 있는 대학교 10여개만 지방으로 이전 시키면 행정수도 이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지금까지 수도권의 인구집중을 해결하지 못하고 오늘에 까지 이른것을 어떻게 설명할수 있겠는가” 하며 신 행정수도 이전을 찬성하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교 10여개를 지방으로 이전시킨 적이 있습니까? 고작 분교만 세운 것 아닙니까? 본교를 이전한 적이 없으니 수도권의 인구 집중을 해결하지 못한 것 아닙니까?
국토 종합 발전은 행정부/입법부가 옮겨간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뒤쳐진 지역에 주요 교육기관(대학교), 연구소, 주요 기업 본사들을 옮기고, 그 지역의 문화/예술/쇼핑/관광 자원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서, 수십년에 걸쳐 그 지역을 사람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면, 인구는 자연스럽게 몰리고 경제/문화/관광의 중심지가 될 겁니다. 인위적으로, 졸속으로, 억지로 인구를 분산시키겠다, 국토를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개발시키겠다 해서, 행정/입법부를 덜컹 옮긴다 한들, 성공도 못하고 헛돈만 날리게 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예가 증명했고, 상식적으로 조금만 깊이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신중한 접근을 촉구합니다. (한숨에 쑥딱 쓰다 보니, 기억에 의존한 통계 수치는 틀릴 수도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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